배경은 2015년. 이집트, 리비아 등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반독재 민중봉기로 북한에서도 반김정일 시민봉기가 일어났다. 군부까지 등을 돌린 김정일 정권은 마침내 무너지게 되고, 중국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김정일은 반년 만에 붙잡힌다. 이윽고 김정일에 대한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청문회가 개최되는데…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과 북한인권학생연대 주최로 ‘제4회 북한인권 대학생 모의국회’가 열렸다. 2015년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입장에 선 대학생들은 ‘김정일 반인도적 범죄 모의청문회’를 진행했다.
모의청문회에서는 정치범수용소·김정일의 사치생활·천안함 폭침사건·연평도 포격 사건을 주제로 해 각각의 범죄에 대한 책임을 추궁했다. 북한 인권유린 사례는 직접 상황극으로 재연했다.
청문회에서는 김정일의 역사적 과오를 규탄하는 ‘큰나라당’ 국회의원들과 그를 옹호하는 ‘새민주당’ 국회의원 간에 설전이 오갔다.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인권유린과 관련해 ‘큰나라당’의 ‘나봉순’ 국회의원은 “수용소에 들어가는 순간 수용자의 인권·안전·건강 등은 일체 보장되지 않은 채 인간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면서 김정일 개인에게 그 책임을 물었다.
반면 ‘새민주당’의 ‘이교장’ 국회의원은 “정치범수용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책임을 김정일 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하며 김정일을 변호했다.
청문회에서 증인 ‘김정일’을 연기했던 유혜영(이화여대 2) 씨는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이라 북한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모의국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모의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웃기는 김정일’과 같은 책을 많이 읽었던 것이 김정일을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모의국회를 주최한 문동희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는 “이번 모의국회는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뿐 아니라 북한 민주화 이후의 한반도를 그리기 위해 김정일 청문회 상황을 가정하게 됐다”며 “북한 인권에 관심이 없던 대학생들이 이번 모의국회를 준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축사차 참석한 엄종식 통일부 차관은 “북한 인권 문제가 소외되어 왔음에도 많은 단체들이 인권 개선 운동에 앞장서 왔다”면서 “북한인권법이 통과되면 북한인권침해기록보존소 설치 및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내외의 다양한 활동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세희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장은 “이번 모의국회는 김부자의 3대 세습 독재가 어떻게 북한의 인권을 말살하고 있는지 그 반인륜적 행동을 고발하는 동시에 법사위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자리”라면서 “대학생들의 대북인식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체제로 통일을 이룩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