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행 北’삼두마차’에 무엇을 태워야 하나?

김씨 왕조의 3대세습을 향한 2012년행 북한의 ‘삼두마차’가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10만 세대 평양시 살림집(주택) 건설, 권력승계 확립, 북-미 평화협정체결의 삼두체계이다.


이 마차가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하면 북한당국은 ‘정치강국’ ‘군사강국’에 이어 ‘경제강국’의 강성대국을 달성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은 150일 전투에 이은 100일전투의 연장전에서 고역에 고역을 치르며 새해를 맞았다. 앞으로 남은 3년동안 해마다 365일전투를 치뤄야 할지도 모른다.


‘삼두마차’의 텅빈 연료탱크를 채우기 위해 최근 북한은 시한과 한도를 정한 국가에 의한 인민수탈 성격의 화폐교환을 강행하였다. 그러고는 국정가격, 노임수준을 어떻게 정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


일부 소식통들은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이 이번 화폐개혁을 주도하였으며, 그 후과로 급격히 흐트러지는 민심을 사기 위해 가구당 ‘김대장 배려금’ 명목으로 신권 500원 지급에 이어 농가당 최소 1만 4천원의 금전을 파격적으로 살포하였다고 한다. 이는 구권 환산시 최소 노동자 임금 29년치다. 그야말로 김정일식 병주고 약주기의 주체적(?) 통치술의 극치이다.


풀린 돈을 순환시키는 상품 공급과 금융 시스템이 따라 주지 않으면 그 약이 당장 살인적인 인플레와 악화된 민생고, 경제 파괴의 독약으로 변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불과 2달사이에 그 파괴적인 독소가 북한 전역에 그대로 퍼지고 있다.


날벼락같이 하루 아침에 100분의 1로 줄어든 화폐재산, 뒤이어 단 60일 사이 10%도 아닌 1,000%로 뛴 물가, 그것도 국정가격이… 이것은 어떤 경제상식이나 숫자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참사’이다. 북한주민들이 그런 곳에서 살고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전개된 김정일 정권의 개혁·개방 거부, 사회주의 시장의 몰락, 자연재해로 폭발된 북한 주민의 시련은 그 끝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그 당시의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는 당국의 레토릭도 20년 가까이 내일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현실에서 그 생명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수백 만의 아사자, 20만의 정치범, 수십만의 탈북자, 성노예, 인육 섭취, 만성 기아,  영양실조, 줄어드는 키와 수명, 이것이 “강성대국”과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을 부르짓는 북한정권의 성적표이다.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수십억 달러의 국고 탕진, 끊임 없는 서해에서의 자해 공갈, 2천만 달러가 넘는 호화요트 구입, 이것이 “우리민족끼리”를 외치는 북한당국의 대남전략, ‘쪽잠과 줴기밥'(주먹밥)을 즐긴다는 김정일의 계산서이다.


한 해가 또 흐르고 새해를 맞이한 이순간에도 북한의 마차(馬車) 편성에는 좀처럼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인 절대통제의 마부 시스템은 뇌졸증이라는 심각한 병으로 비틀거리고 있다. 김정일은 새 마부로 교체를 준비하는데 경험도, 나이도 어린 검증되지 않은 신입사원이라 한다. 마차에는 핵공장, 미사일 공장도 실려있다. 때없이 터지는 미사일과 핵은 턱없이 모자라는 연료를 마구 태워버리기도 한다.


김정일은 동냥과 떼질(생떼)로 남한과 국제사회로부터 금품과 식량을 많이도 갈취했지만 마부와 가운데 말(군대)만 독식한다고 그것도 국제사회로부터 끊겼다. 앞에는 유엔제재, 금융제재라는 차가운 눈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김정일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교체로 북-미간 평화를 원한다지만, 속심(속셈)은 딴 데 있다. 김씨왕조 체제 고수, 남한의 정치 외교적 혼란, 주한미군 철수, 남한 좌익화, 분단고착화-.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평화협정의 꼼수이다.


그래서 한번 상상해본다. 2012년행 마차 편성을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한반도를 파괴하는 핵개발을 털어버리고 ‘비핵화’의 날개를 한쪽에 단다. 그러면 그토록 무거운 짐도, 앞을 가로막는 온갖 장애도 씻은 듯이 사라질 것이다. 다른 한쪽에는 ‘개방’이라는 날개를 달아 연료를 이른바 만땅으로 채운다. 아마도 남한에서 퍼붓는 연료만으로도 차고 넘칠 것이다. 그리고 마부도 길을 잘 아는 마부, 운전을 잘 하는 마부, 인민들이 뽑은 건장한 마부를 태워야 한다.


개혁의 강장제로 분배의 시스템도 뜯어 고쳐야 한다. 마부와 그를 지지하는 가운데 말의 독식 시스템이 아니라 모두에게 기회가 차려지도록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새롭게 편성된 2012년행 북한의 ‘삼두마차’는 아마도 그들이 자랑하는 천리마보다 훨씬 더 빠르게, 씽씽 내달릴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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