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北 우라늄 핵탄두 개발 원년 될 것”






▲ 다케사다 연구원 <자료사진>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천안함, 연평도 포격을 겨냥해 ‘과거는 잊자’는 선전포스터까지 제작했다. 


연초부터 북한은 공언했던 대로 한국의 정부, 시민단체들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대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한해 잇단 군사 도발을 감행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높였던 북한이 돌연 입장을 바꿔 화해의 손을 내미는 이유는 내년 선거를 앞둔 대남전술 변화라는 일본 한반도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데일리NK 도쿄 지국은 일본의 대표적인 북한 문제가인 일본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의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총괄연구원을 만나 올 한해 북한의 대남·대외 정책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18일 오후 도쿄(東京) 메구로구(黒区)에 위치한 방위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인터뷰의 두번째 편에서는 핵개발과 남북관계 등 북한의 올해 대외전략을 전망한다.


– 북한은 지난해 가을 우라늄 농축시설을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공개하는 등 핵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 의도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이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 농축 형식의 핵개발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 포인트다. 실제로 플루토늄 핵무기는 평화공세 차원에서라도 포기할수도 있다. 어차피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라늄으로 제조된 핵폭탄이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에게 올해는 우라늄 핵개발의 원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우라늄 농축에 의한 핵무기 개발은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다. 그렇지만 김정은은 우라늄 농축 핵개발을 통해 핵억지력를 더욱 강화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을 것이다. 우라늄 핵무기가 완성된다면 김정은은 권력의 정점에 설 수 있겠지만 올해 중에는 달성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에는 중간적인 결실이라도 이룰 필요가 있다.


– 북한은 올해 초부터 거세게 대남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는 어떤 태도로 임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의 대남정책은 오락가락하는 면이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화 공세로 채널을 바꿨다. 공동사설, 그리고 이후의 남북대화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것은 온건파와 강경파간의 대결 구도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위협을 극대화 한 뒤에 한국에 대해 ‘우리와 싸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민족끼리라면 미군을 몰아내자. 재래식 전력으로 북한에 저항하는 쓸데 없는 일을 하지 말고 대화로 새로운 통일 한반도를 만들어 가자’라고 선전하기 위해 채널을 변경했을 뿐이다.  


2012년도에는 한국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통일전선 공작을 활발하게 펼치기 위해서라면 미사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대화 채널로 전환한 것이다. 내년까지 오랜 기간 동안 대화 공세가 계속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에 미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또한 북일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나?


미국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중시하는 중국의 의향을 계속해서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의 대외전략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첫번째는 베트남전쟁의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아프간 문제, 두번째는 핵무기 개발 의혹이 있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다. 유럽연합과 함께 이란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해야 할 중요성에 비교하면 북한은 세번째 순위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이 앞으로도 계속 6자회담을 거부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문제다.


북일 문제에 있어서는 우선 북한은 북일관계 개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한국을 흔드는 것이 아직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자면 ‘중국 또는 한국의 지원’ 대화의 면에서는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뒤로 밀어놔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본의 경제제재 효과가 약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지난 가을 북-중 국경지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내륙의 산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산 ‘성게’를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일본이 수입했던 ‘성게’를 지금은 중국이 수입하고 있는 셈이다. 현지인들은 일본의 수입 금지 조치 때문에 (중국 내륙에서도) 해산물인 성게와 송이버섯을 즐길 수 있다고 농당처럼 말하기도 한다.


– 최근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이 북한과 대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올해 양국 관계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일 관계 개선이 뒤로 미뤄졌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김정일 정권과 또 뒤에 들어서게 될 김정은 정권이 과거사 문제와 북일협상 등에서 계속 불신감을 갖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김정은의 어머니인 고영희가 재일교포 출신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내나 어머니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반드시 친근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어떤 형태로 드러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일본 정부는 각각의 현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미래를 예측한 대북전략을 다듬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할 책임이 있다는 관점에서 외교정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