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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운동은 단기적으로는 대선 승리를, 궁극적으로 새로운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다.”
진보진영 일각이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주창하며 발족 계획을 밝힌 가칭 ‘미래구상’이 12일 조계사 불교기념관에서 시국토론회를 열고 ‘2007년 대선 전략’을 밝혔다.
‘미래구상’은 진보진영의 명망가들이 현시기를 진보진영의 위기로 규정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자는 취지로 준비한 조직이다.
여기에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지금종 문화연대 전 사무총장, 임진택 연극연출가,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부총장,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 등 진보진영 인사 97명이 제안자로 참여하고 있다.
‘미래구상’은 이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기존 민노당과 열린우리당도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올해 대선은 범진보개혁세력 단일후보를 통해 진보진영의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전체적인 기류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미래구상’의 창립을 주도하고 있는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존 정치세력은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정치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현재의 국내 상황을 ▲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을 통한 사회적 양극화 ▲ 한반도의 전쟁위기로 멀어지는 평화 정착 ▲ 수구보수세력의 증오의 정치 ▲ 지역주의 구조화 ▲ 일제시대와 군사독재시대의 미화 등의 민주주의 토대의 위기 등으로 진단하며 “정치권의 직무유기 속에 사회적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가치관의 혼돈은 증폭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열린우리당은 무능으로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배신했고 민주노동당 역시 국가 경영적 관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채 문제제기식 사회운동만 펼치고 있어 수구 보수세력에 맞설 대안이 되지 못한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새로운 정치운동은 단기적으로는 진보개혁세력의 대선 승리를, 궁극적으로 새로운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정책을 먼저 제안한 뒤 범진보 개혁세력의 국민 후보를 선출하는 ‘先정책 後후보’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 두고는 시각차 드러내
이에 토론자로 나선 임동규 부산YMCA 사무총장도 “현 상황은 참여정부와 민노당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상태”라며 “(미래구상은)반 한나라당 전선 구축을 위한 조직이라든지, 열린당과 통합한다는 이미지는 향후 조직에 대한 신선감을 못주게 되고 뻔한 얘기가 되면서 부정적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손석춘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과거운동 노선을 불문, 신자유주의를 반대, 6∙15공동선언 실천이 ‘미래구상’의 진보개혁세력의 단결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하며 “현 민주노동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열린당의 들러리’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분명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서는 참가자별로 평가가 갈렸다. 정 교수는 포용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편향된 인식이나 ‘퍼주기’ 태도 때문이 아니라, 무모하고 비이성적인 판단으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최상의 방책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수구보수세력의 대북정책에 대해 “‘전쟁불사’ 발언 등 권력을 위해서는 전쟁마저도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는 수구보수집단의 무모함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자신들만의 편협한 이익을 위해 대책 없는 안보상업주의를 부추기면서 호전적인 대북 적대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위해 전쟁마저 용인하는 수구보수세력이 집권한다면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임진택 민예총 부회장은 “국민의 정치적 지지를 후퇴시키고 있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대응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불만과 의혹의 대상이 되는 인도적 지원 등의 대북정책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며 정부 대정책의 수정을 제안했다.
이어 “전쟁방지를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당당해야 한다”며 “누구나 공감하는 북한 인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모든 이가 동참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