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北 설치 기상장비 ‘무용지물’

기상청이 지난 2007년 남북 기상정보 공유를 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북한에 시가 2억 원 상당의 기상·황사관측 장비를 설치했지만, 남북관계 악화로 전혀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이 13일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은 2007년 통일부의 협조를 얻어 시가 2억 원 상당의 기상관측장비와 황사관측장비를 각각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지구에 설치했다.

설치 직후인 12월 제1차 남북기상협력 실무자접촉을 성사시키면서 남북간 기상협력에 대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한의 대남공세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2008년 5월 현대아산측 관계자를 통해 약 8개월 만에 USB에 저장된 자료만을 전달받았을 뿐 그 외 어떤 자료도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이후 어떠한 기상협력도 이루어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무접촉 당시 북한과 서면합의안만 교환했을 뿐 양측의 서명 등 확인절차는 이루어지지 않아 사실상 합의안의 구속력이 없었고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기상청은 부연했다.

관측 장비를 제공할 당시 구체적인 협력방안이 충분하게 논의·합의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즉 북한이 협조하지 않을 경우 애초부터 기상관측 자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남북관계가 점차 개선되면 북측에 설치한 장비의 활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남북협력에 대한 분명치 못한 기대감에 따른 기상청의 ‘혈세 낭비’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현재 북한지역의 기상관측자료는 북측에 설치한 관측장비가 아닌 세계 기상기구의 기상통신망(GTS)을 통해 3시간마다 수신되는 자료를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북측에 설치한 기상관측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면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에 활용할 수 있어 북한을 통과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황사 등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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