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북한인권백서 “탈북자 감소…여성 인신매매는 되레 증가”

▲ 북한 노동단련대에서 통나무를 들고 기합받는 수감자들 ⓒ MBC 화면

▲ 북한 노동단련대에서 통나무를 들고 기합받는 수감자들 ⓒ MBC 화면

통일연구원(원장 박영규)은 2005년 한 해 동안 변화된 북한인권상황을 분석한 ‘2006 북한인권백서’를 최근 펴냈다.

백서는 “2005년도 국제사회의 북한인권문제 제기를 제도전복으로 인식하는 북한 당국의 태도로 인해 인권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렇지만 국제사회의 압력과 북한사회 내부 변화를 반영하여 북한당국이 특정사안을 중심으로 시기별로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는 이어 “사안별로 인권유린이 지속되고 있는 측면과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측면을 면밀하게 조사, 분석하여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해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분야별로 보다 전문적인 보고서의 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 백서는 북한에서 여전히 ▲공개처형 ▲ 언론ㆍ출판ㆍ결사ㆍ집회 금지 ▲ 고문행위 ▲ 성분 분류 등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해당되는 사안들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외에도 종교, 여행의 자유 등 기본적 인권들에도 여전히 제약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북한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1990년대 이래 식량난을 겪는 과정에서 보다 심화되었으며 특히 여성 인신매매와 강제 성매매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북한 여성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경제, 사회적 분야에서도 개선된 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재개된 배급제는 정상적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고, WFP 식량지원이 중단되어 취약계층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다. 무상 의무교육제도에도 불구하고 2002년 이후부터는 교육부담의 70% 정도를 사실상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고, 대학 진학도 성분에 따라 결정되는 등 교육 부분에서도 인권 문제가 여전하다.

또, 탈북자의 수가 감소하며 그 처벌 수위는 낮아지고 있지만,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문제는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국군포로나 납북자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 당국의 태도는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통일연구원은 지난 1999년부터 매년 탈북자들의 증언과 북한인권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ㆍ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인권백서’를 펴내고 있다.

[다음은 ‘2006 북한인권백서’ 요약]

◆ 시민적ㆍ정치적 권리 실태

2005년에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생명권이 존중되지 못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새터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대표적인 생명권 인권유린인 공개처형의 죄목은 대부분 형법에 규정된 사형 조항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지공개재판’ 조항에 따르면 범죄행위를 폭로 규탄할 수도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바,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복종을 강요하고 공포심을 조장하기 위해 주민들을 모아놓고 범법자들을 공개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전히 공개처형이 지속되고 있기만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경제난이 완화되면서 공개처형의 빈도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헌법과 2004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심문, 체포와 구속 처분을 보다 엄격하게 집행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였다. 특히 체포 사실을 가족에게 알려주도록 조문을 신설하였다. 그러나 정치범의 경우 연좌제가 적용되지 않더라도 가족에게 구속 여부 및 구금 장소를 통지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새터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계급노선이 견지되고 관련자들의 인권 의식이 미약하여 정당한 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의자를 구금하거나 고문을 자행하는 등 여전히 비인간적인 처우가 만연되어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출신 성분과 사회성분을 구분하여 입당, 교육, 제반 생활에서 차별하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연좌제를 통해 사회를 통제하는 신분정책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심각한 인권유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은 2003년 장애자보호법을 제정하여 장애인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새터민들은 시각 장애 및 농아를 위한 특별교육시설이 있다고 증언하고 있는 바, 장애인을 배려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해 거주지역을 제한한다는 증언들이 제기되고 있다.

여행의 자유와 관련하여 여행증 제도를 통하여 공식적으로 여행을 통제하고 평양, 국경지대에 대한 접근을 통제하는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도 통제하는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여행증 제도가 공식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난은 실제 여행의 행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새터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국경과 평양 등 특수지역 이외에는 돈을 지불하면 사실상 여행이 묵인되는 현상(차잡이)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언론ㆍ출판ㆍ결사ㆍ집회의 자유 등 기본적 자유에 대한 제약은 본질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인가된 종교시설과 종교의식, 주앙 종교단체 이외에 사실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 못하는 등 종규의 자유 측면에서 커다란 변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여성차별철폐협약에 가입하고 최초 국가보고서를 제출하였으며 2005년 7월 심의를 받는 등 긍정적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북한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은 북한이 주장하는 것만큼 향상되지 않았으며, 봉건적 가부장 질서에서 형성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의식도 잔존하고 있다. 북한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1990년대 이래 식량난을 겪는 과정에서 보다 심화되었으며 특히 여성 인신매매와 강제 성매매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권리 실태

2002년 7ㆍ1 조치로 인해 식량을 포함한 생필품의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고 국가에 납입해야 할 집세, 전기세, 교육세, 교통비 등의 세금이 대폭 확대되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실제 구매 능력은 오히려 악화되었다.

2005년 하반기 실시된 부분적인 식량배급제는 지역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으며, 북한의 현재 식량수급능력으로 볼 때 전면적인 배급제의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당국이 국제사회의 자유로운 접근 허용 및 분배투명성 촉구 요구에 대해 긴급구호성 지원의 중단을 요구함에 따라 WFP의 식량지원은 중단되었으며, 구체적인 재개계획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실제 장마당에서의 식량구매능력을 갖추지 못한 일부계층의 식량접근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 실태와 관련하여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방 소재 병원에서의 의약품 부족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에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유린하는 대표적인 현상의 하나인 ‘무리배치’는 여전히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새터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북한의 학교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정치사상교육이며 인류보편적인 가치와 지식, 인격함양을 위한 교육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북한 청소년들의 대학 진학은 자신의 뜻에 따라 능동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국가적 수요에 따라 수동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청소년의 대학 진학은 출신 성분 및 당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이루어진다. 무상의무교육제도에 불구하고 2002년 이후부터는 교육부담의 70% 정도를 주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 정치범ㆍ납북자ㆍ탈북자 권리 실태

정치범죄와 일반 범죄를 구분하는 북한의 정책이 지속되고 있고 법률상으로도 정치범죄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범수용소는 존속하고 있다. 그렇지만 제한된 증언으로 인해 북한 내 정치범수용소의 전체 실상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휴전 이후 납북되어 현재까지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납북자는 총 485명이다. 귀환 국국포로의 증언을 통해 한국정부는 2005년 11월말 현재 북한 내 총 1,651명의 국군포로 존재를 확인했다. 이러한 남북간 인도주의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이산가족문제와 함께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여 왔다. 그렇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도 전후 납북 억류자에 대한 생사확인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현재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통해 100명(국군포로 49명, 납북자 51명)이 생사를 확인하고, 23가족(국군포로 12가족, 납북자 11가족)이 상봉하였다.

국제사회의 지원 등으로 북한의 식량난이 완화되면서 새로운 탈북은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는 등 탈북자의 전체규모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5년 2월 미 국무부 보고서와 2005년 좋은 벗들의 중국현장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체류 탈북자는 3만~5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탈북여성의 인신매매 관련 기존 보고서들은 탈북 여성들의 강제결혼 혹은 매춘 등을 부각시키면서 심각한 인신매매의 사례를 강조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인신매매 실태는 시기에 따라 크게 변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주민의 불법 국경이동 규모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조직적으로 매매하여 이익을 챙기려는 조직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북한여성의 체류가 장기화되면서 현지어 습득 등을 통한 적응 능력이 향상되면서 강제결혼의 비율이 감소하게 된다.

북한은 1998년 헌법과 2004년 형법을 개정하면서 탈북자에 대한 처벌을 완화하였다. 중국에서 단속된 북한 주민들은 변방부대를 거쳐 송환지역 국가보위부에서 기본적인 조사와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후, 본인의 거주지역으로 이관하게 된다. 2000년 이후에는 정치범수용소로 이관하는 경우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 노동단련대에서 1개월~6개월 정도의 ‘노동단련형’를 받게 된다. 송환 이후 최종 석방까지 구금기간이 1년을 넘는 경우는 매우 찾아보기 힘들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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