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쓸모있는 바보들’ 5대수상자 발표

“소련의 입장에서 볼 때 서방의 진보자유주의자들을 비롯한 우유부단하고 미련한 지식인들은 적어도 ‘쓸모있는 바보들(useful idiots)의 역할을 할 것이다.” -블라디미르 레닌

올해 데일리NK는 ‘쓸모있는 바보들’ 코너를 연재했다. 이 코너에서는 북한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정치적인 아집과 고집으로 오히려 김정일 독재정권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편들어온 인물들을 집중 분석, 보도했다.

특히 유엔총회 대북인권결의안 채택, 두 차례의 북한인권국제대회 등 북한인권문제는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친북 좌파단체들과 정치인들은 이른바 내재적 접근과 ‘전쟁위협론’을 들먹이며 북한인권문제를 애써 외면했다.

데일리NK는 올 한해 동안 5가지 분야에서 ‘최고의 쓸모있는 바보들’을 선정해 보았다. 꼭두각시상, 철새상, 한입으로 두말상, 사이비 좌파상, 김정일 정권 거수기상 등을 선정했다.

◇꼭두각시상- 노무현, 정동영 공동수상

꼭두각시상을 첫 번째로 받아야 할 사람은 아마도 김대중 전 대통령일 것이다. 북한의 이른바 ‘민족공조’ 전술에 동조, 불법송금 등 법을 어기면서까지 대북지원을 해준 최초의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햇볕정책’을 이어받아 지금까지 착실하게 실천해온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꼭두각시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대통령은 북한의 본질적인 변화를 유도하기보다는 김정일 독재정권에 이용만 당했다. 2월 10일 북한이 핵보유 선언에도, 또 4월 베를린에서 “북한에게 할말은 하겠다”고 떠벌렸지만 결국 북한의 핵 협박을 이겨낼 능력이 없었으며, 결국 북한의 ‘퍼주시오’에 꼭두각시처럼 따라갔다.

또 노정권은 유엔 대북결의안을 3회 연속 기권하면서 독재자의 치부를 덮어주는 데 일등 공신이 되었다.

정동영 장관은 노정권의 줏대 없는 대북정책의 집사 노릇을 착실히 수행했다. 노대통령의 든든한 ‘빽’을 업고 김정일의 비위를 맞추며 한건주의 대북정책을 일삼았다.

김정일과의 회담으로 마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가 현실화된 듯 호들갑을 떨었다. 심지어 사상 유례없는 독재자를 북한매체가 선전하는대로 ‘통 큰 지도자’(10월 31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강연회 발언)로 찬양, 꼭두각시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정동영 장관이 27일 사의(辭意)를 표명했다. 아마도 김정일은 움찔 했을 터이나 그가 대권을 염두한 사의임을 곧 김위원장이 알게 될 것이다. 김위원장은 꼭두각시의 한층 발전된 귀여운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철새상-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

정치인들에게 ‘철새’라는 별칭은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과거 김민석 국회의원이 개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당적을 옮겨 ‘김민새’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후 정치계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이랬다 저랬다’는 치명적이다.

올해 이처럼 자살골과 다름없는 행태를 보인 정치인이 바로 열린우리당 정봉주 의원이다. 지난 2월 <통일연대>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의원은 “북한인권은 미국이 아닌 유엔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9개월 후인 11월, KBS 토론회에서 정의원은 “유엔 대북인권 결의안에 정부가 기권해야 한다”며 지난 2월에 유엔에서 북한인권을 다뤄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KBS 토론회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가 이에 대해 묻자, 정의원의 얼굴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의원은 진짜 ‘쓸모있는 바보’가 되려면 그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걸까, 아니면 ‘기억상실증’ 걸렸던 것일까?

‘한입 갖고 두말상’에도 전혀 손색없는 정의원에게는 2관왕이 어울릴 것이다. 그러나 ‘쓸모 있는 바보들’의 대부격인 ‘꼭두각시’들이 북한인민들에게 끼친 누(累)가 있기 때문에 정의원을 2위를 주는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사이비 좌파상-동국대 강정구 교수

올해 좌파인사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사람은 동국대 강정구 교수일 것이다. 스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강교수. 그는 2001년 평양 만경대 발언과 올해 초 6,25 전쟁을 ‘통일전쟁’이라고 말해 12월 23일 불구속 기소됐고 동국대에서 직위해제 됐다. 이어 데일리NK ‘쓸모있는 바보들’ 영예의 3위를 차지했다.

그의 발언은 좌파와도 상관없는 사이비 친북일 뿐이었다. 자의적 해석의 오류로 가득찬 그의 어록을 보자.

2001년 8월 평양을 방문한 강교수는 “만경대정신을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라는 글을 남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북한에서 만경대 정신이 김일성 사상이며 주체사상이라는 것은 북한 어린아이도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한 강교수가 만경대 정신을 민족의 정기를 뜻한다는 자의적 해석을 해 사이비임을 자처했다.

올해 초 강교수는 “6.25전쟁은 북한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었다”고 말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강정구 교수의 몸에는 튀고 싶은 욕구가 흐르는가? 북한은 6,25전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남한을 공산화하려는 ‘적화통일’을 시도했다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강교수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를 한 것일까?

합리적인 사고와 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옳다고 생각해도 기존 담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의견을 내놓는 것은 심사숙고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민족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세력에게 정통성을 부여하는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사이비적 생각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교수가 아낌없이 보여줬다.

◇한입갖고 두 말상-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

말실수를 인정하고 해명하는 모습은 일반인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공식석상에서 한 실수는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간과하기 어렵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이 한입 갖고 두 말하는 ‘말실수’로 ‘쓸모있는 바보들’ 4위를 차지했다.

지난 11월 장의원은 국회에서 유엔총회 대북결의안과 관련해 발언하면서 탈북자에 대해 “북한에서 죄짓고 도망 나온 사람의 인권을 생각하다가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화해협력 기조가 흔들리면 안된다”고 망언을 했다.

‘북한에서 죄짓고 도망나온 사람’이라는 그의 발언은 7천여명 탈북자들의 분노를 자아냈으며, 북한인권단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이런 사태를 파악했는지 장의원은 “일부 죄 짓고 탈북한 사람들을 말한 것”이라며 “언론에서 왜곡해서 보도했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놨다.

◇김정일 정권 거수기상-<통일연대>

<통일연대>의 친북 성향은 이미 온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이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꿋꿋하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맥아더 동상 철거시위와 관련해서는 죽봉(竹棒) 무장세력의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7천여 명의 탈북자들을 민족의 반역자라고 칭하고, 북한인권단체들을 반북세력으로 호도하면서 김정일 독재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말 장하게 활동했다. 사실 이 상은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주어야 마땅하지만, <통일연대>와 조선노동당의 어색한 만남을 고려하여 데일리NK가 대신해 ‘김정일 정권 거수기상’을 주기로 결정했다.

<통일연대>소속 간부들은 차마 입에 담기에도 거북한 말들로 2천3백만 북한인민들을 우롱했다. 그들은 “북한인권의 실태가 조작, 왜곡됐다”는 궤변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인권문제 제기가 전쟁을 불러온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김정일 독재정권을 대변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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