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장성택 교통사고는 암살시도였나?

북한은 지난달 7일 예정에 없던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승진시켰다. 북한에서 실질적 권력으로 불리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그가 북한에서 김정일, 김정은에 이어 ‘넘버3’가 됐음을 공식 선포하는 것이다.  


북한은 오는 9월에는 44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다시 연다고 한다. 북한 당국은 이번 당대표자회를 ‘정치적 사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당 대표자회가 김정은 후계 구축과 연관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정일은 그의 아버지 김일성과 ‘공동정권’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떠오르는 권력의 무서움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북한 권력 정비에 서두르는 이유는 김정일의 건강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서두르다 보니 빈틈이 보인다.


바로 김정일은 쇠약해가고 김정은은 아직 권력을 좌지우지할 힘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 공백을 장성택이 메워주기 바라겠지만 장성택이 그 권한에만 만족하고 머무를 것 같지는 않다. 북한 군부에서는 그를 ‘야심가’라며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김정일은 2004년 장성택을 철직시켜 혁명화 교육을 시킨 바 있다. 그런데 당시에 발생한 교통사고를 두고 장성택에 대한 암살 시도였다는 소식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2005년 장성택은 고급당학교에서 재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해 여름 장성택이 평양 조국해방전쟁기념관 근처에서 마주오는 자동차와 충돌해 심한 부상을 입은 바 있다. 조국해방전쟁기념관은 김일성광장에서 서쪽으로 6km정도 떨어진 혁신거리와 영웅거리 교차점에 위치해 있다. 상대 교통사고 차량은 도주해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장성택은 정면 충돌을 피해 팔이 부러지고 타박상을 입는 것으로 그쳤다. 운전수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이후 장성택은 5개월 가량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수사 결과는 비밀에 부쳐졌는데 지인에 따르면 교통사고 차량은 총정치국 56부(총정치국 외화벌이) 부장 장수정 대좌의 차였다고 한다. 장수정이 의도적으로 장성택의 차에 부딪혀 사고를 일으켰다고 했다. 이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이 사건은 ‘장성택 암살시도’였던 것이다.  


지인에 따르면, 조명록의 그늘 아래 한참 잘 나가던 장수정은 평양 시내에서 차 정지신호를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 교통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단련을 받고 있었다.


이 장수정에게 권력 실세가 다가가 교통사고로 위장해 장성택을 제거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 이 배후가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이제강이라는 설과 군부 핵심라인이라는 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실제 김정일의 지시였다는 말까지 있었다.


장성택이 복권 후 현재 권력 3인자로 부상한 것을 보면 김정일이 그를 암살하려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장수정의 배후가 실제 존재했다면 이들은 현재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힘들 것이다. 최근 이용철, 이제강 같은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들의 연쇄적인 사망이나 석연찮은 이유로 김일철이 해임된 것도 의문을 자아낸다. 


9월에 있을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과 함께 당 핵심부에 등장할 인사들의 면면도 관심이다. 여기에는 김정은 세력으로 분류되지만 실질적으로는 장성택의 부름을 받은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장성택과 김정은의 공존 여부도 관심이다. 지금이야 김정일이 살아있기 때문에 장성택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지만, 그가 사망할 경우 권력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는 알 수 없다. 김정일의 치를 이어 받은 김정은도 이를 모를리 없다.


때문에 장성택의 2인자 역할이 앞으로 얼마나 갈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장성택이 욕심을 내지 않고 2인자의 위치에 만족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내부 권력투쟁은 매우 심각한 양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을 나누기 보다는 독점하려는 성향에서 장성택이 얼마나 자유스러울지는 미지수다.


장성택은 잠시 한직으로 밀려난 사이 권력에 의해 죽음까지 내몰린 사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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