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김정일 방러 때 300달러씩 주겠다 하고는…

북한 매체들이 김정일의 방러 소식을 이례적으로 당일 보도하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 사업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정일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2년 김정일의 방러 당시에도 대대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선전했지만 정작 주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외화벌이 동원 뿐이었다.


당시 북한은 김정일의 방러에 대해 “인민을 위해 이어가시는 낙원의 행군길”이라고 선전했다. 북한은 그 해 주민들에게 낙원의 행군 결과로 1인당 300달러씩을 줄 수 있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전국적으로 당, 근로자, 여맹, 청년동맹, 학생들에게 충성의 외화벌이를 힘 있게 진행할 것과 애국주의 정신으로 살 것을 강요했다.


여맹원들은 퇴비생산과 부식토생산, 파종시기와 김매기, 풀 거름 만들기, 가을걷이 등 각종 농촌지원전투에 동원됐고, 시기별로 충성의 노래모임과 누에치기, 대마초 가꾸기 등을 수행하는 등 1년 내내 허리 펼 날 없는 시간을 보냈다.


하루종일 동원에 시달리다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장사에 소토지 농사까지 해야 하는 고단한 날들이었지만 300달러를 주겠다는 당국의 약속을 믿고 불평 없이 외화벌이에 나섰다.


여맹에서는 연간 문답식 경연에서 김정일의 러시아 방문 성과를 문제로 내는 등 이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기도 해다.


그러나 결국 그 해가 다가도록 300달러는 커녕 조그마한 선물 꾸러미 하나 받아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로 기가 막힌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법이 어디 있는가. 이제는 정말로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안 믿는다. 당에서도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정작 북한 당국은 “당 정책관철에 불 성실한 것은 수령의 전사, 당의 제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며 이러한 불만을 철저히 외면했다.


주민들은 당국의 거짓 선전에 대해 “이젠 국가에서 무엇을 준다고 약속해도 내 손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는 말을 공공연히 주고 받게 됐다.


북한 매체나 당 조직에서는 김정일의 이번 러시아 방문 성과를 떠들어 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제는 당국의 거짓 선전이나 약속을 믿는 주민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하루하루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일이 더 바쁘기 때문에 김정일이 중국에 가든, 러시아에 가든 관심조차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