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年 KAL기 납치사건’ 납북자 母親 육성 34년만에 공개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대표 황인철)’는 17일 정부 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에 생존해 있는 납북자들의 무사귀환을 정부가 나서서 빠른 시일내에 해결하기를 촉구했다. /사진=구준회 기자

북한이 1969년 자행한 ‘KAL기 납치사건’ 당시 납북된 50명 중 한 명인 황원(당시 32세·MBC PD) 씨의 모친 고(故) 서봉희 씨의 육성녹음이 34년만에 처음으로 17일 공개됐다.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대표 황인철)’는 정부 서울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납북된 가족을 찾으려는 국민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외면하는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냐”라며 육성녹음 파일을 통해 서 씨의 울분이 담긴 목소리를 전했다.

서 씨는 육성녹음을 통해 “원이야 니가 납북이란 말이 웬말이냐, 천지가 무너지는 듯 정신이 아득(하고) 오장육부가 녹는 듯하다”며 “어연 11년이 되도록 소식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너 고초 당한 것 생각하니 자나깨나 미칠 것만 같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서 씨는 “아프고 쓰린 마음 어찌 다하랴”라며 “나는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뜨니 참으로 원통하다”고 말해 듣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번에 공개된 육성녹음 파일은 서 씨가 1980년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들 황 씨를 애타게 기다리며 아들 걱정에 하루도 편하게 지내지 못하고 있는 어머니의 애절한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 씨는 1996년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세상을 떠났다.    

가족회는 “통일부가 납북 가족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국제범죄를 자행한 북한의 범죄행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며 북한의 거짓답변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통일부는 북한에 강제 억류된 우리의 가족을 방치, 방조하는 반인도적이며, 반인륜적인 만행을 자행하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2년 5월 9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실무반(WGEID)’에 1969년 KAL기 납치사건은 “강제실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북한에 강제적, 비자발적 실종 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억류돼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강변했다.

한편 KAL기 납북사건은 1969년 12월 11일, 50명을 태운 대한항공 YS-11기가 북한 고정간첩에 의해 납치된 사건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 1970년 2월 14일 승객 39명을 돌려보냈으나 나머지 11명은 4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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