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북한 양강도에서 전체 도민이 참여하는 반항공 대피 훈련이 진행됐다. 반항공훈련은 우리의 예비군 훈련과 민방위 훈련을 합쳐놓은 형태로 도 인민보안성 보안국이 주관한다.
매년 1박 2일 일정으로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양강도는 통상 8∼9월에 하반기 훈련을 진행했다. 올해는 평양 정상회담 일정과 마지막날 백두산 방문 일정으로 양강도는 훈련이 10월로 연기돼 진행됐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장원들을 제외하고 전체 주민이 참여하는 대규모적인 대피훈련이 진행됐다”면서 “오전 8시부로 각 기업소와 농장, 인민반 별로 정해진 진지와 대피소로 이동해 머물다 저녁 6시에 해제됐다”고 훈련 내용을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시내에서는 대피훈련시간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 하면 안 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가을걷이가 한창인 군의 농장원들은 하루 빨리 가을 추수를 끝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반항공훈련이 시작되면 노동적위대와 붉은청년근위대는 적의 공습을 가정해 정규 복장을 갖추고 맡은 진지를 점령한다. 노인과 부녀자, 어린 아이들은 대피 공간으로 이동해 대기하고 일체의 이동과 장사,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이날 혜산시에서는 야산이 있는 강구동과 송봉동, 화전동 등에서 진지 훈련이 진행됐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북한은 내부 유선 3방송을 가동해 전시 절차에 따라 군사훈련을 엄격하게 진행하도록 하지만 훈련 불참을 허가 받은 주민들은 이날을 휴가로 즐기는 경향도 있다.
소식통은 “여러 사람들이 손전화기로 평양이나 청진 같은 곳에 통화를 시도했는데 도통 되질 않았다. 오는 전환도 없었다”고 말한 것을 볼 때 훈련 기간 이동통신망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훈련기간 전체 주민이 집을 비우는 통에 집안 털이 범행이 자주 발생하자 보안소는 인민반별로 나이든 노인들에게 순찰을 돌며 경비를 서도록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보안국 지도원말로는 올해는 남측 대통령 일행이 백두산을 방문하게 되면서 반항공훈련 시기가 늦춰지게 됐다는 것”이라며 “주민들은 올해는 그냥 넘어가나 했는데 예상을 빗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시기가 10월 중순으로 날씨가 매우 추워서 이 지역 동사무소에서는 어린이와 노약자들을 난방이 되는 지정 장소에 모이도록 했다”면서 “훈련 장소에서 특식도 주고 잠도 잘 수 있기 때문에 훈련을 하루 휴가로 여기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