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 태권도대회 개최, 김정은 홍보 목적”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주관하는 제17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내달 6~12일 평양에서 열린다. 북한은 이 대회를 19년만에 개최한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이번 대회를 김정은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ITF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대회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18일 “북한은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를 후계자인 김정은의 치적으로 보이기 위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월 이번 대회가 열리는 청춘거리 태권도전당 개보수 소식을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대회 준비 상황에 대한 선전을 지속하고 있다.


소식통은 “김정은 공식 등장 이후 스스로 종주국임을 내세우고 있는 가장 큰 국제스포츠 행사를 평양에서 진행한다”면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후계를 축하하기 위해 방문하는 형태를 만들고, 참가자와 행사 홍보를 통해 김정은을 국제사회에 지도자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북한에서 개최되는 것은 1992년 이후 19년만이다. 조선신보는 조직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대회에 러시아,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영국, 캐나다, 네팔 등 80여개국에서 800여명이 참가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전과 달리 실제 행사 규모는 이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ITF의 한 관계자는 18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현재 북한이 주도하는 ITF에 속한 나라는 키르키즈스탄 등 정치·군사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16개국에 불과하다”며 “과거 북한과 관계했던 국가들도 우리가 주도하는 ITF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상태”라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승인한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달리 무도수련 중심인 ITF는 창시자인 최홍희 총재가 2002년 6월 사망하면서 북한과 남한으로 계파가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북한 ITF와 남한 ITF가 각기 선수권대회를 갖고 있어 세계대회가 두 개로 치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7월 청주에서 열린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에는 60여개국 3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종주국 지위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수련자들의 종주국 방문과 단증발급수입 등 외화벌이 목적이 크다”며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뉴욕까지 가는 것에도 정치적인 이유는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종주국 위상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100여개국 3천만 명이 넘는 수련인구를 가진 ITF의 이권을 탐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ITF에서 계속 이탈국이 생기는 것은 북한이 ITF 이름으로 ‘평양에 돈을 보내라’는 요구를 계속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북한 내 태권도 보급은 지난 1981년 고(故) 최 총재가 김일성을 만난 이후부터 이뤄졌다. 북한은 평양병원에 숨진 최 총재가 유언장에서 장웅 북한 IOC위원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이유로 종주국임을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