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분 도시락 싸는 北처녀엄마

매일 아침 18명분의 도시락을 싸는 북한의 처녀엄마 윤선희씨.

평양 김만유 병원에서 의사로 재직하고 있는 윤씨는 결혼까지 포기해 가며 고아 43명을 키워내 이중 25명을 군대에 보낸 ‘숨은 영웅’으로 유명하다.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자녀를 군대에 보낸 가정을 ‘총대가정’으로 추켜 세우면서 군복무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TV는 21일 출근을 앞둔 이른 아침 18명의 ‘피붙이 아닌 자식’들의 점심 밥곽(도시락)을 싸느라 여념이 없는 윤씨의 집을 방문해 제작한 현장 리포트를 내보냈다.

부엌 한 켠의 상 위에는 방금 솥에서 퍼 담은 듯한 밥이 담긴 스테인레스 도시락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반찬통에는 푸성귀로 만든 것이지만 맛깔스러워 보이는 반찬이 담겨 있었다.

갑작스런 기자의 방문에 연방 수줍은 미소만 짓던 윤씨를 대신해 윤씨의 어머니 가 취재에 응했다. “이건 아무 것도 아니다. 43명이 있었을 때는 여기가 꽉 찼다”고 말했다.

윤씨 가족이 키워낸 고아 25명은 현재 군대에 입대해 복무 중이며 아직 군입대 연령에 이르지 못한 18명이 윤씨의 집에서 보살핌을 받으면서 평양학생소년궁전 등에 다니고 있다.

18명의 점심을 마련하는 것은 윤씨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 그래서 어머니, 이모와 함께 고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윤씨가 고아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결심한 것은 1996년. 당시 윤씨의 혼사 문제를 고민하고 있던 부모의 입장에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언이었다.

하지만 부모조차도 윤씨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윤씨는 집에서 쌀을 가져다 부모 몰래 고아들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가 밥도 짓고 빨래도 해주는 ‘이중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10년 간 윤씨의 손을 거쳐 군대에 간 ‘자녀’는 현재까지 모두 25명이다. 윤씨가 처음 데려다 키운 맏딸 만병초 씨는 군복무 중 공로를 인정받아 노동당에 입당했으며 곧 만기 제대를 앞두고 있다.

또 군대에 들어갈 때 키가 150㎝에 불과했던 일곱번째 아들 별성이는 이제 키 170㎝의 건장한 청년으로 자라났고 군대에 가기 전까지 무던히도 속을 썪이던 12번째 아들 청송이는 모범군인으로 표창까지 받았다고 윤씨는 자랑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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