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김정일 유훈 공개” 소문…張 역할 ‘주목’

중국에 체류 중인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 사이에서 오는 16일 김정일 유훈(遺訓)이 공개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만난 무역일꾼 K씨는 “광명성절(2.16)에 장군님의 유훈이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이 있다”면서 “‘온 인민이 하나로 뭉쳐 김정은 동지와 함께 강성대국의 문을 힘차게 열어가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훈의 첫째는 김정은 동지 주위로 일심단결하는 것, 둘째는 강성대국 건설, 마지막은 조국통일”이라면서 “예전에 수령님에서 서거하셨을 때 처럼 장기간 유훈통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K씨가 주장하는 유훈발표설(說)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유훈의 내용보다는 ‘장성택의 역할’ 부분이다.


그는 “이번에 장군님의 유훈이 발표되고 나면 장(성택) 부장의 자리가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면서 “장군님의 유훈이라는 것이 결국은 김정은 동지를 잘 모셔라 이런 내용인데, 공화국에서 (김정은을)잘 모시는 그 일 누가 할 수 있겠나, 장 부장 밖에 더 있냐”고 말했다.


K씨에 따르면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등 주요 외화벌이 라인은 장성택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을 띄우고 있지만 해외 외화벌이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장성택’에 대한 충성경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는 이어 “장 부장의 사람들이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장 부장 사람들의 힘이 과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는 비교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명 거론을 극구 꺼리면서도 “우리들은 2년간 외국에 나와 있으면 반드시 6개월에서 1년간 조국(북한)에 돌아가 사상총화를 하고 나와야 하는데, 장성택 사람들은 제 마음대로 2~3년씩 귀국시기를 연장할 정도로 힘이 쎄다”고 말했다.


K씨는 또 “(장성택 사람들은) 심지어 자녀들을 외국에 데리고 나와 근무하는 일꾼들도 늘어가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무역, 외교 일꾼들은 인질 개념으로 자녀들을 북한에 두고 나오는 것이 오랜 관례다.


실제로 장성택의 큰형 장성우(2009년 사망)의 둘째 아들인 장용철은 2010년부터 말레이시아 주재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장성우의 첫째 아들은 현재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으며, 장성우의 사위 전영진은 지난 달 4일 쿠바 주재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노동신문은 ‘고귀한 유훈, 간곡한 당부’라는 글에서 “장군님께서는 지난해 10월 8일 김정은 동지의 위대성에 대해 말씀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을 진심으로 받들고, 일꾼들은 당의 두리(주위)에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쳐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직후 10.8 유훈을 근거로 김정은을 최고사령관에 추대했다.


북한의 유훈통치 개발자는 김정일이다. 김정일은 1994년 김일성이 심근경색으로 급사하자 ‘인민을 잘 먹고 잘살게 하라’ ‘한반도를 비핵화하라’ ‘남북통일을 달성하라’ 등이 김일성의 유훈이라고 주장하며, 3년간 공개활동을 자제하는 유훈통치, 은둔정치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