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중유 배 못떠나면 36억 손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3일 “BDA(방코델타아시아) 동결 해제 발표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 곧 확인해보게 될 것”이라며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제재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진전에 목매고 있는 미국과 우리 정부와는 달리 느긋한 모습이다. BDA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초기조치 이행을 미뤄온 북한은 마감 시한(14일)이 코 앞에 닥쳤는데도 뻣뻣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2∙13합의에 따라 초기이행조치 시점에 맞춰 중유 5만톤 제공을 위해 이미 중유를 실은 배를 항구에 대기시켰다. 문제는 중유를 실어놓은 3척의 배의 체선료가 하루 7천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중유 지원이 하루 늦어질 때마다 체선료가 하루에 7천만원~8천만원이 들어간다”며 “만약 오는 15일까지 배가 떠나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36억 원 정도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달 7일 GS 칼텍스를 공급업체로 선정한 뒤 곧이어 중국 선박회사와 3월 25일부터 4월 20일까지 유조선을 사용하기로 계약했다. 현재 선박 3척은 GS 칼텍스 공장과 가까운 전남 여천항에 대기중이다. 이 배를 잡아두는 데만 하루 7천만원 이상이 들어가고 있다.

북한이 2∙13 합의에서 약속한 14일까지 핵 시설을 폐쇄할 가능성은 없다. 만약 배를 쓰기로 한 20일까지 중유를 배에 싣지 못하면 계약상 중국 선박회사에 지급하기로 한 ‘배삯’만 날리게 된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조선의 운송 및 하역시간까지 계산해 적어도 15일에는 이 배가 정박해 있는 항을 떠나야 그나마 계약이 파기되지 않을 상황이다. 따라서 북한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 정부가 떠안을 손해의 폭도 결정된다.

이 장관은 또 “계약 파기 이후 중유를 다시 실으려면 30일 이상 걸린다”면서 “현재로선 36억원 정도의 손해가 예상되지만 이것도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손해도 예상된다고 자인하는 꼴이다.

그러면서도 이 장관은 “늦어질 것을 감안해서 미리 예비비를 확보해 두었다”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부의 성급한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전재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정부는 2.13 합의조치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 분명한 만큼 2.13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유 50만 톤을 공급하는 등의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국민혈세를 낭비하고 있는데, 이것은 정부가 서둘러서 세금을 낭비한 ‘퍼내버리기’ 경우”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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