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미정상회담…盧 ‘대미-대북’ 발언 모아보니…

▲ 지난 2005년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

한미 양국이 14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 등의 문건을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합의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미 양국은 북핵 및 한미동맹 문제를 둘러싼 정상 간의 이견이 심했던 지난 2005년 워싱턴 정상회담과 산티아고 APEC 당시 정상회담에서도 공동문건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 점을 고려해볼 때, 북한 미사일과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 간의 인식 차가 그 이유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을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한․유럽연합(EU),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끌어낸 것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일종의 메시지를 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쏟아진 노 대통령의 발언들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노 대통령의 대북관이 짙게 깔려있는 발언에 미국이 자극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노대통령은 7일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마사일을 실제 무력공격을 위한 것이 정치적 목적으로 발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너무 초라한 것이고, 한국을 향해 쏘기에는 너무 큰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아무런 징후나 아무런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근거 없이 가정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불안하게 할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대북관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1월에도 “핵이 자위수단이라는 북한 주장에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7월에는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는) 북한이 달러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북한 장부부터 보여달라는 것이다. 선참후계(先斬後啓. 먼저 처형하고 나중에 알림)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이 미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노 대통령의 대북관은 그의 대미발언과 함께 한미관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미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국 안갔다고 반미주의냐. 반미면 또 어떠냐” 등의 공격적인 말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지난 2005년 4월 “국민들 중 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내게는 걱정스럽고 제일 힘들다”고 말했고, 6월 한미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회담에서는 부시 대통령에게 “한미동맹 잘돼 가고 있다고 해도 괜찮습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올해는 “안보를 너무 남의 나라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작통권이야말로 자주국방의 핵심이다”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가 비관적일 것이라는 외교가의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북핵문제 등을 둘러싼 한미 두 정상의 판이한 대북관과 노 대통령의 대미인식은 향후 한미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파격적인 어법으로 논란과 파장을 불러왔던 노 대통령의 행보도 더욱 주목되고 있다.

다음은 노대통령의 대북․대미인식 관련 주요 발언 모음.

▲“자주만 얘기하면 반미주의자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친미자주도 있을 수 있다”(2003년 5월 1일 국정토론에서)

▲“만약 53년 전 미국이 한국을 도와주지 않았을 경우 나는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 정치범 수용소에 있을지도 모른다”(2003년 5월 13일 방미 중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 연설에서)

▲“앞으로 10년 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2003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내가 다른 데선 덜렁덜렁하지만 북핵문제만큼은 정말 섬세하게 한발한발 물어보고 짚어보고 정말 신중하게 한다. 속된 말고 통박을 굴린다”(2003년 11월 19일 한국청년회의소 임원단과 다과회에서)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다. 낡은 유물은 폐기하고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게 좋지 않겠느냐”(2004년 9월 5일 MBC ‘시사매거진2580’ 인터뷰에서)

▲“적어도 이 문제(북핵이 자위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관해서는 상황에 비춰볼 때 상당히 합리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2004년 11월 13일 미국 순방시 LA에서)

▲“북한은 갑작스럽게 붕괴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한국정부는 그런 것을 조장할 생각이 없고, 여야도 마찬가지다”(2005년 4월 13일 독일 동포간담회에서)

▲“한국 국민들 중 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내게는 걱정스럽고 제일 힘들다”(2005년 4월 17일 터키 동포간담회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전쟁만은 우리가 막았으면 좋겠다”(2005년 5월 19일 주한외교사절단 초청 리셉션에서)

▲“‘우리가 안보를 너무 남의 나라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작전통제권도 환수돼야 한다. 한미동맹에 관한 관계도 보다 더 균형적인 관계로 가야 한다’ 등의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2005년 7월 7일 중앙언론사 간담회에서)

▲“우리는 미국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하면서도 할 말은 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더 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2006년 1월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는)북한이 달러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북한에 장부부터 보여 달라는 것이다”(2006년 7월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미국은 일절 오류가 없는 국가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오류에 대해서는 한국은 일절 말하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2006년 7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작통권이야말로 자주국방의 핵심이며, 자주국방이야말로 자주국가의 꽃이다.”(2006년 8월 9일 연합뉴스 특별회견)

김송아 기자 ks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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