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6자회담 관련 주요국들이 대화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을 벌일 것으로 보여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중국과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한다는 평화공세를 적극 벌이고 있고, 한미 또한 이에 호응해 대화재개 용의가 있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재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총회에서는 각국이 수시로 공식·비공식 양자, 다자 회담이 가능하기 때문에 6자회담 관련국들이 언제든지 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외교 당국의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양자 대화를 추진 중이며, 이외 미·중 정상회담도 계획되어 있다.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간 동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며, 핵심 동맹국들과 (북한 문제와 관련한) 고위급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도 “이번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당사국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최근 미중 등 각국들이 대화재개 관련 행보를 본격화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유엔총회에서 대화 재개를 위한 보다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유엔총회 기간에 각국의 외교장관 및 차관 등 양자·소수·삼각 면담이 다양하게 이루어 질 수 있다”면서 “다양한 자리에서 북한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문제 등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아시아를 순방해 한·중·일과 대화 재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한 직후, 유엔총회가 개최될 예정이어서 보다 진전된 대화가 오갈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12∼14일 서울을 방문하는 데 이어 14∼15일 도쿄, 15∼16일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9일 “미국은 현재 6자회담 당사국들과 ‘깊숙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내주 한국, 일본, 중국 순방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한·중·일과의 ‘깊숙한 협의’ 결과를 갖고 유엔총회 기간에 각 당사국들과 재차 협의를 통해 일정정도 대화재개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유엔총회에서 6자회담 관련 논의가 이뤄질 수 있지만 6자회담 재개 합의 등의 획기적인 국면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장 대화재개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문제와 6자회담 재개 여부는 이를 다루는 또 다른 프로세스가 있다”면서 “이번 유엔총회 기간에 북한과 관련한 의도적인 큰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