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달러 南자산 눈독 北, 잃는게 더 많을 것”

김정은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에 남아 있는 남측 자산을 완전히 빼앗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내세워 “이 시각부터 북남 사이에 채택, 발표된 경제협력 및 교류사업과 관련한 모든 합의들을 무효로 선포한다”며 “북측 지역에 들어 온 남측 기업들과 관계기관들의 모든 자산을 완전히 청산해버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시다시피 지난달에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업지구에는 약 9억 8천만 달러의 남측 자산이 남아 있습니다. 123개 남측 기업이 투자한 시설과 장비가 5억 달러에 달하고, 철수 당시 챙기지 못한 완제품과 원자재, 부자재 값만 해도 2억 달러가 넘습니다. 한국정부와 한국전력 등이 기반, 부대시설에 투자한 돈이 3억 달러가 넘고, 북한 노동자들의 출퇴근용으로 쓰던 통근 버스 303대도 남측 자산입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금강산에 약 4억 달러, 기타 지역에 8천만 달러 등 이번에 북한 당국이 완전히 청산하겠다는 남측 자산의 규모는 모두 14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거야말로 남의 자산을 날로 먹겠다는 날강도 심보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즉각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남북 간 합의를 무효화하고 북한 내 남측자산을 청산하겠다고 한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도발적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김정은이 이렇듯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에 투자한 남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밝힌 것은 수세에 몰려있는 저들의 처지에 대한 분풀이입니다. 이전과는 대비도 안 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제재조치를 받은 데다 미국과 유럽연합에 이어 한국도 독자적인 제재조치를 발표하자 이런 분풀이라도 해야 마음이 좀 나아질 것 같았던 모양입니다.

김정은이 지금 당장은 속이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그 결과 나라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경제적으로도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합의서를 휴지 종이처럼 여기는 김정은과 앞으로 무엇을 합의하고 또 어떤 거래를 하겠습니까? 더욱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의 재산까지 빼앗고, 선의로 북한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위협이나 해대고 있으니, 이런 정권과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말입니다. 김정은은 남측 자산 14억 달러를 빼앗았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큰 것을 잃게 됐다는 걸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