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재개..접점찾나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북한과 미국이 과연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코델타아시아(BDA) 파동으로 지난해 11월 5차 1단계 회의가 파경을 맞았고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13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어서 회담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6자회담의 핵심 상대국인 북한과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길 수 있을까.

일단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말처럼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회담의 내용이 초기 이행조치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의 조합으로 귀결되는 만큼 이번에 나올 북한과 미국의 카드는 상호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기대치를 가장 높인다면 6자회담 및 BDA 실무회의가 동시에 타결돼 차기 회담부터 9.19 공동성명 이행절차를 본격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된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28∼29일 2차 북핵위기 이후 첫 회의를 갖고 장장 15시간에 걸쳐 서로의 생각을 모두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이런 극적 타결의 가능성이 낮지만은 않다.

당시 힐 차관보는 북측에 ▲영변 5MW 원자로 등 핵시설 가동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핵 관련 프로그램의 성실한 신고 ▲핵실험장 폐쇄 등의 초기 이행조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올 BDA 문제를 지렛대삼아 회담의 강약을 조절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BDA 문제는 법집행과 관련된 문제’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는 있지만 합법적인 북한 계좌 및 자금에 대해서는 동결을 해제할 수 있으며 이는 북한의 태도에 따라 취할 수 있는 비교적 쉬운 카드에 속한다.

회담전망을 낙관한다면 미측이 이처럼 합법자금의 동결을 해제한 뒤 각종 금융제재의 선별적 해제를 약속하는 것이 예측 가능한 카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관련국이 BDA 실무회의와 6자회담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두 회의결과의 미묘한 함수관계를 조율하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결국 BDA 문제로 인해 6자회담의 진전이 방해받을 경우 기대치를 한단계 낮출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북미 양국은 지리한 탐색전 끝에 결국 회담의 동력을 계속 이어가는데 초점이 맞춰진 ‘의장성명’ 형식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회담장 주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선 의장국인 중국이나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한국의 활발하고 창의적인 의견개진이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서로 넘어야할 문턱을 낮춤으로써 최소한의 합의만이라도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중국이 대북 요구사항을 핵시설 가동중지와 IAEA 사찰 수용 등 2개항으로 좁히되 금융제재, 국교정상화, 경제 및 에너지 지원 등에 관한 별도의 검토회의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도 관련국 사이에서 깊이 검토되고 있다.

핵실험 카드를 이미 쓴 북한으로서도 회담을 최소한 계속 이어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내부 정치적 지형의 변화로 6자회담에서 성과를 보여줘야만 하는 미국도 막다른 길을 원치는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예상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폐기 의지나 진정성 없이 시간끌기에만 나선다거나 미국이 예상 외의 요구나 의제를 내놓아 파국으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핵군축 회담으로 6자회담의 성격을 바꾸자거나 당장 BDA 북한계좌 동결문제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해결하라고 하는 등,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내놓는다면 북핵위기는 장기 교착상태로 흐를 수 밖에 없다.

다만 6자회담이 다자간 협상 체제로, 한국과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역을 할 것이란 점에서 북한과 미국이 접점을 아예 찾지 못한 채 또다시 파경을 맞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는 기대는 상존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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