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北 군인이 어머니절에 고달파하는 사연은?

소식통 "돈·권력 있는 군인들 금품 마련에 오히려 사기 저하"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 압록강변의 군인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군(軍) 내부에서도 어머니절(16일) 맞이 행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이날 알려왔다.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각 부대에서 당국의 지시로 어머니에 편지 쓰기, 고향 소식 녹화물 시청, 어머니를 그리는 시 발표회 등으로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는 동기 훈련준비기간(11월) 저하된 부대의 전반적 분위기를 고향애·향토애·조국애 등으로 반전, 군인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부대 내 빈부격차로 인한 감사 표현의 방식의 차이로 오히려 단결심은 무너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하고 있다.

소식통은 “부대 내 지휘부 군관들은 부모 집에 1년 또는 반년 식량과 땔감(석탄 혹은 화목(나무))을 넣어주거나 그에 상응한 돈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어머니절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런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일반 사병들은 심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연유(燃油)나 재정을 담당하는, 즉 먹을알이 있는 직무에 복무하는 군인들도 어머니들에게 인편으로 금목걸이, 금귀걸이 팔찌 등에 의미 있는 기념글(이니셜)이 새겨 선물로 미리 보냈다”면서 “이런 상류에 끼지 못하는 군인들은 손전화(휴대전화)를 빌려 안부 묻는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지 부대 내에서는 어머니절 제정 초기 때와는 달리 점점 이 같은 선물 문화 풍조가 생겨났다. 이는 돈이나 권력이 있는 군인들이 선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곤란한 사정에 처한 군인들이 더 많다는 점이다.

소식통은 “선물도 못 하는 군인은 마치 자식 구실을 못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자기의 처지를 군대 내에서 스스로 느끼게 되는 고달픈 어머니절이 된 셈”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물을 못 마련하는 군인 자식이나 이를 못 받는 어머니 심정도 참담하게 하는 풍조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어머니절이 아닌가’라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첫해인 2012년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으로 11월 16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