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적통(嫡統) 내세워 ‘反MB정당’ 기치?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친노(親盧)정당’인 국민참여당에 입당, 당 대표로까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27일 경남도당 창당대회에서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당 대표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격을 많이 받는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것보다 이 전 장관이 당의 얼굴로 나서면 다른 정당들이 국민참여당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참여당은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제외하고 정책 등의 실체가 뚜렷하지 않았다. 비정규직, FTA, 아프간 파병 등 여야의 대척점에 있어서 오히려 한나라당과 정책적 유사성을 보여 왔다.


인물에 있어서만 노무현 정권 시기 유력 정부관계자들이 포함됐을 뿐이었다. 때문에 反이명박정권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민주당 등 범야권으로부터 ‘분열주의’ 정당이라고 낙인찍혔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국민참여당은 기존 야당과의 ‘차별화’와 더불어 정부 여당과의 분명한 대립각이 절실했다. 때문에 이 전 장관을 전면에 내세워 이명박 정권의 대북(對北)정책과의 차별화와 동시에 전 정권의 적통(嫡統)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병완 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그분(이재정)은 10·4선언의 결실을 맺었고, 정치나 종교계에서 중후한 인품으로 역할을 해왔다”면서 “이 전 장관이 초대 당 대표를 맡아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잇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통일부 장관 부적격자’라는 오명을 쓴 채 2006년 12월 취임, 곧바로 ‘해임건의안’ 논란에 휩싸였고, 범야권에서 노무현 정권 시기 최대의 성과로 추켜세우는 10·4선언을 이끌었던 주무부처의 장이었다는 경력은 反이명박·한나라당,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당의 간판’으로 그만한 적임자도 없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 전 장관은 지난 18일 한 통일강연회에서도 “북미관계가 뒤틀리고 꼬이게 된 데는 북한의 책임도 있지만, 핵무기 감축 합의를 깨고 정치적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자극한 미국의 책임도 크다”며 북핵 ‘미국 책임론’을 펴기도 했다.


또한 그는 “남북관계가 위기로 치닫게 된 일차적 원인은 남북 정상간의 합의를 사실상 무시하고 대북 적대정책을 지속한 데 있다”고도 말했다. 북한의 대남도발과 미사일 실험 등이 이명박 정권의 책임이라는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편향된 대북시각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 전 장관의 당 대표 거론에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북한 김정일 정권의 반인권, 폭력성 등이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정당 대표의 대북관이 국민정당으로서 발돋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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