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통일은 개개인의 찬성 반대 의견과 무관하게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통일이 한반도 재도약이 될지 재앙이 될지는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북한 내에 시민사회가 형성돼 북한 수령독재체제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통일은 한반도의 재도약의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상임대표는 최근 공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대로 이어지는 세습독재정권은 상상할 수 없는 폭력과 공포, 감시로 시민사회 형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면서 “우리의 지향점은 북한에 민주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사회의 태동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민통일방송(이하 통일방송)은 ‘한반도 최초 민간 통일방송’을 표방하고 지난해 11월부터 한반도 전체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외부 지원을 받아 외국의 단파(短波) 라디오 주파수를 매입, 하루에 2시간 송출해 오던 대북방송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방송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통일방송이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여기에 힘을 모은 매체는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 데일리NK와 OTV 등이다. 통일방송은 우선 매월 3만원씩 후원하는 ‘통일방송 100인 클럽’을 바탕으로 점차 후원자들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 상임대표는 “현재 중파(中波·AM)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현재 2% 정도로 추정되는 북한 내 대북방송 청취율을 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방송이 어떤 방송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름 그대로 통일방송이다. 방송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세상의 소식을 전하고 또 북한주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이런 것을 듣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북한주민과 남한주민이 서로 소통해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북한인구 2,500만명 중 성인을 1,000만명이라고 볼 때 100만명 정도는 통일방송을 듣게 하고 싶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전파, 보다 강력한 전파로 북한주민들에게 라디오 방송을 하고자 한다. 남한 국민들의 힘으로 북한주민들에게 방송을 하고자 하는 뜻에서 명칭 앞에 ‘국민’을 붙인 것이다. 정부가 북한주민들에게 하는 선전방송이 아니고 남한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북한주민과 소통하는 그런 방송이 되고 싶은 사명을 갖고 있다.
-북한에 100만 미디어 시민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미디어 시민’이란 무엇을 뜻하나.
북한주민들은 인권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국가의 진정한 주인은 인민이라고 하는 북한에서 정작 국가의 주인에게 필요한 아주 기본적 권리들, 인간의 기본적 권리들도 보장이 안 되고 있다.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국가의 주인이라면 당연히 우리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정도의 의식을 가진 사람이면 시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의식을 바탕으로 북한사회가 좀 더 자유롭고 개혁·개방된 사회, 결국 남한과 같이 소통하며 통일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방송을 듣는 시민들, 이게 통일방송이 꼭 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북한의 자유로운 시민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대북매체들이 합병했는데, 원래 각자 매체들은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자유조선방송과 열린북한방송은 북한주민을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을 해왔다. 데일리NK는 신문사다. 북한의 소식을 전 세계 사람들과 남한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OTV는 작은 규모의 인터넷 TV방송이다. 여기서는 그동안 북한의 인권문제, 북한 주민들이 얼마나 자유를 억압당한 채 살고 있었는지 또 얼마나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지 등을 해외에 알렸다. 이런 작은 매체들이 힘을 모아 ‘국민통일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 것이다.
-현재 통일방송을 후원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아무래도 북한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인권운동가도 있고 평범한 시민이지만 북한의 실상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도 있다. 탈북자들도 있다. 일부이지만 학생들도 있고 통일부라든가 통일과 관련된 일을 해온 원로들도 후원해주고 있다. 모두 통일은 우리 민족의 소원이라는 마음으로 후원해주고 있다.
-앞으로 보다 많은 후원과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계획을 전한다면.
그동안 묵묵히 방송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앞으로 활동의 절반은 북한의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다양한 행사 또는 의미 있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남한과 국제사회에 북한 실상을 알리고 통일 필요성을 전하는 활동들을 할 계획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게 해볼 생각이다. 온 국민이 같이 참여해 만드는 방송이어서 그걸 듣는 북한 주민들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훨씬 쓸모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