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중 5명만 ‘통일 필요’..회의감 증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소장 박명규)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통일의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조사에 비해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게 약화되고 통일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가 한국갤럽에 의뢰, 지난 8월21일부터 9월10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65세 이하의 성인 남녀 1천2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매우 필요'(25.9%)와 ‘약간 필요'(25.7%)를 합해 51.6%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질문에 대한 응답률(63.8%)에 비해 12.2% 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통일 의식의 약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통일 필요성이 ‘반반’이라는 응답이 23.4%를 차지했고, ‘별로 불필요'(19.6%), ‘전혀 불필요'(5.4%)라는 응답이 뒤따랐다.

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이 가능한 시기에 관한 질문엔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응답이 24.9%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13.8%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아예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도 지난해의 9%에서 이번에 22.3%로 급증한 반면 ‘5년 이내'(2.3%)나 ’10년 이내'(13%) 등 가까운 미래에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적었다.

통일의 추진 속도와 방법에 대해서는 ‘빠른 통일보다는 여건이 성숙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응답이 65.8%로 가장 많았다.

‘현재 상태가 좋다’는 응답은 16.3%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4.5% 포인트 늘었으며, ‘통일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응답도 지난해의 2배 가까운 8.6%로 조사됐다.

대북정책 인식과 관련, 남북한 경제협력이 통일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57.3%로 나타나 지난해 72.5%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인도적 지원이 통일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51.8%로 전년(57.4%)에 비해 소폭 줄었다.

통일 과정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은 북한 인권이라는 답변이 7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이산가족 및 국군포로 문제(72.2%)였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협력 대상이라는 인식이 57.6%이 가장 많았고, 이어 지원대상(21.9%)이 많았으며, 경계대상(11.3%)이나 적대대상(5.3%)이라는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어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변국 관계 문항에서, 북한을 포함한 주변 5개국중 가장 친근감을 느끼는 나라로는 미국(59.9%)이 꼽혔고 그 다음이 북한(20.3%), 일본(9.6%), 중국(7.7%), 러시아(1.6%) 순이었다.

한반도 평화에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는 일본이 지난해에 비해 8.3% 포인트 증가한 34.1%로 1위로 꼽혔다. 지난해 첫째로 꼽혔던 북한은 올해 33.6%로 2위였으며, 미국은 지난해 21.1%에서 올해 16.2%로 감소했다.

연구소는 조사 결과 국민의 보수적 경향이 심화됐고, 현실주의 경향이 증대했으며, 통일이나 남북관계 개선에서 북한의 역할과 책임의 비중 인식이 커졌고, 남북관계와 국제협력이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의식의 보수화가 나타난다고 해서 이것을 북한과의 전면적인 대결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지난 10년간 대북정책에 대한 성찰과 재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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