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세대 건설 ‘가마 끓기 운동’이라 불러”

북한 당국이 최근 수도 평양에 ‘특별대우’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민심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내년을 이른바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김정일 정권은 ‘평양 꾸미기’에 총력을 쏟고 있다. 평양의 미관을 현대적으로 변모시켜 대내외에 강성대국 진입을 과시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부실공사와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오히려 정권에 대한 평양 주민들의 불신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내부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만수대 구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좋지 않은 자재를 쓰거나 시멘트의 비율을 맞지 않게 쓰고 있어 공사현장이 무너지는 일도 많다”며 “이 때문에 (인명)사고가 많이 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사람들은 10만세대 건설 사업을 ‘가마 끓기 운동’이라고도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속도경쟁을 유도해 공사의 진척은 빠르지만 결국 부실공사로 이어지자 이를 가마솥에 빗대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평양 만수대지구에 3천세대 규모의 고층아파트 단지와 극장, 공원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기관별로 공사구간을 할당해 ‘층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사 현장에 동원된 대학생 가운데 200여 명이 각종 사고로 숨졌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소식통은 “안전장치가 제대로 안 돼 있어 하루에도 몇 명씩 대학생들이 떨어져 죽는 일이 발생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해당 공사현장을 맡고 있는 각 기관들이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면서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오히려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또한 “국제행사를 준비한다고 평양 거리에 화단을 조성했지만 비가 와 다 쓸려나갔다”면서 “이를 두고 사람들은 이런 돈이 있으면 차라리 배급을 주라고 하면서 수군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초 평양 특별공급을 약속했지만 배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명절 등 특별한 날에도 하루나 이틀치 식량만 배급됐을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는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강성대국 진입을 믿지 않고 ‘내년은 기생도 굶어 죽는 해’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거린다”고도 했다. 체제수호의 핵심계층들이 모여 사는 평양의 민심이 갈수록 김정일 정권에게서 멀어지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