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이 55년이 될 줄이야…”

“1주일이면 돌아올 줄 알았는데 55년이 걸렸구나. 미안하다..”

대학적십자사 경기지사에서 8일 오전 한국전쟁 중 북한에 두고온 아들 양선(58)씨와 조카 은선(47), 명선(40)씨를 만난 신재덕(93) 할아버지는 목이 메었다.

황해도 연백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신 할아버지는 국군이 남쪽으로 후퇴하던 1950년, 1주일이면 다시 국군이 올라올 것이라는 주변의 말을 믿고 고향집에 아내와 3살난 아들, 6살된 딸을 두고 단신으로 예성강에서 피난배에 몸을 실었다가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말았다.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이 제일 하고 싶었다던 고령의 신 할아버지는 세살배기 아들이 50년의 세월이 지나 초로의 모습으로 화면에 나타나자 목이 메어 거의 말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가족들을 안타깝게 했다.

기억 속에서만 어렴풋히 남아있던 아버지를 만나 “아버님께 술 한잔 올리지 못하고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연 북측의 양선씨는 “어머니가 주변의 개가 권유도 뿌리치고 아버지만을 기다리다 지난 79년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양선씨는 이어 “양순 누나가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불치병에 걸려 올해 3월 61세 나이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한 뒤 “몇 달만 더 살았으면 아버지를 뵐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신 할아버지는 남과 북의 자식들이 서로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으며, 가족들은 “통일이 되면 꼭 찾아가겠다”며 서로 주소를 교환한 뒤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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