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정식업무…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할 일

▲ 취임선서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반기문 전 외교부 장관이 새해 1월 1일 유엔 사무총장으로 정식 업무에 들어간다.

유엔이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총 7명이 유엔 사무총장직을 수행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임기가 5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역대 사무총장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1대(1946.2.1~1953.4.10) 트리그베 할브단 리에(Trygve Lie) – 노르웨이
2대(1953.4.10~1961.9.8) 다트 하마르스크욜드(Dag Hammarskjold) – 스웨덴
3대(1961.11.3~1971.12.31) 우 탄트(U Thant) – 미얀마
4대(1972.1.1~1981.12.31) 크르트 발드하임(Kurt Waldheim) – 오스트리아
5대(1982.1.1~1991.12.31)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Javier Perez de Cuellar) – 페루
6대(1992.1.1~1996.12.31)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Boutros Boutros-Ghali) – 이집트
7대(1997.1.1~2006.12.31) 코피 아난(Kofi Annan) – 가나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지금까지 유엔 사무총장의 출신 국가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제3세계 중립 국가들에서 맡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으며, 지역순회제도 영향을 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 한국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탄생하기까지는 적지않은 고비가 있었다. 먼저 한국의 국제적 위상으로 볼 때 유엔 사무총장을 수임하는 것이 적절한가의 문제가 제기됐다. 한국은 유엔 분담금을 11번째로 많이 내는 국가다. 국가 경제력 면에서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위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력도 일정 수준에 올랐고 유엔에서의 영향력도 어느정도 지닌 국가가 사무총장 자리까지 가져가야 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함께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국력만큼 모범을 보이지 못한 면이 함께 지적됐다. 즉 유엔 분담금을 장기 체납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한국은 OECD 국가들이 자발적 룰로 채택하고 있는 ‘국민총소득(GNI)의 최소한 0.7%를 가난한 나라에 지원하자’는 활동에도 소극적이고 성의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나라가 유엔 수장을 맡을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도 함께 일었다.

한편 세계 유일의 냉전 지대로서 분단국가의 현실이 지니는 ‘첨예성’을 고려할 때, 과연 유엔 사무총장의 중립적인 위치에 걸맞는가 하는 문제도 있다. 중립성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이라는 사실도 함께 제기됐다.

아무튼 이런 문제들을 뒤로 하고 결국 한국이 사무총장직을 맡게 됐다. 유엔 회원국들은 앞에서 제기된 그 모든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에게 표를 던졌다. 분단국의 ‘첨예성’은 평화의 ‘상징성’으로 승화되어 핸디캡이 이점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반기문 유엔총장 시대는 한국의 국위 선양에 응당 기여할 수 있다.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설 유엔 사무총장이 가는 자리마다 그 출신 국가가 따라붙을 테니 한국의 인지도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또 실질적으로 유엔에서의 국가적 영향력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유엔 사무총장이 결코 한 나라의 국익에 관련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유리한 측면은 있다.

한편으로 한국이 유엔 사무총장을 수임한 것은 더욱 솔선하여 유엔의 활동과 역할을 선도할 책무를 한국에게 지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서의 지적처럼 한국은 유엔의 모범국으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야 할 뿐아니라, 그동안 미국이 도맡아 오다시피 한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발군의 역량을 보여야 할지도 모른다.

‘인권’과 ‘세계화’를 인류 발전 방향으로 삼아야

그 짊어질 짐이 어떠하든 한국이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것은 자랑이며 좋은 기회다. 반기문 총장 개인으로서는 더없이 큰 영예를 안은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반기문 총장의 취임을 깊은 관심과 이목으로 지켜보는 것은 한국이 배출한 반기문 총장이 역사앞에 훌륭한 과업을 수행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첫째, 반기문 총장이 세계에서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의 현장에서 자신의 신명을 다해 애써주기를 바란다. 오늘날 평온한 일상의 저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죽음과 고통이 인류의 삶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을 우리는 아픈 가슴으로 목도하게 된다. 반 총장은 그들에 대한 인류적 책임을 단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며, 가장 진실되고 열정적이며 헌신적인 실천으로 ‘분쟁의 해결’에 투신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류는 지난 2대 하마르스크욜드 총장을 정치, 도덕적으로 업적이 가장 뛰어났던 사무총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몸을 사리지 않고 분쟁의 현장을 누볐으며, 1961년 콩고 내전을 중재하러 가는 길에 비행기가 추락하는 불의의 사고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그의 사고는 비운이지만 그의 행동은 인류 양심에 영원한 사표가 되었다.

반총장은 무엇보다 오늘날 인류의 행복을 위해 세계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그 좌표를 옳게 잡아야 한다. 오늘날 세계 진로의 화두는 ‘인권’과 ‘세계화’다. 독재와 테러, 빈곤을 퇴치하고 세계 모든 인류가 민주주의를 향유하며, 기아와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된 풍요의 삶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인권’과 ‘세계화’의 기치를 앞세우고 드팀없이 꾸준히 전진해야 한다. 이제 세계 어느 국가도, 어느 집단도 반(反)인권적 억압과 학살을 자행할 수 없으며, 세계는 어떤 경우에도 그것을 방치하고 용납해서는 안된다.

또한 유엔은 꾸준하고 일관되게 ‘세계화’를 진전시켜 가야 한다. 부유한 나라는 가난한 나라를 위해 인도적 책임을 다해야 할 뿐 아니라 그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더욱 독려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유엔이 안고 있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당면해 북한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북한에서 벌어지는 반인권적 현실은 더 이상 시간을 미룰 수 없는 가장 비극적 사태다. 북한의 현실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전대미문의 독재권력에 의해 전쟁상태도 아닌 평시의 상황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반인권 범죄가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총장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상임이사국 개편을 비롯한 유엔의 개혁에도 진정 지혜로운 성과를 내야 한다. 유엔이 명실상부하게 위치를 가지려면 그저 유엔의 위상에 대한 구호만 높이 든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외에도 반기문 총장이 유엔의 발전과 세계 발전을 위해 지휘하고 노력해 가야 할 과제는 많다.

반기문 총장이 인류와 한국 국민이 부여한 ‘가장 영예로운’ 소임을 ‘가장 명예롭게’ 수행한 인물이 될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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