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빨리 만날 수 있었어도..”

“그렇게 보고 싶어했는데. 1년만 빨리 만날 수 있었어도..”
추석 남북 이산가족 상봉자로 확정된 정희숙(73.수원시 영통구 영통동)씨는 21일 북한에 사는 시숙 김옥규(77)씨를 만나게 됐다는 사실에 반가움보다는 아쉬움이 앞섰다.

그토록 형님을 보고 싶어하던 남편 김재규(당시 73세)씨가 지난해 4월 갑작스럽게 사망했기 때문이다.

5형제 중 옥규씨가 장남, 재규씨가 차남, 일산에 거주하는 만규(71)씨가 3남, 화규(59)씨가 5남이며 4남은 이미 오래전 사망했다.

정씨는 “남편이 세상을 뜨기 2개월 전인 지난해 초 북한에 사는 형님이 가족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적십자사로부터 받았다”며 “그때부터 남편은 형님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결국 형님 얼굴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시숙이 일산에 살던 당시 전쟁통에 실종돼 30~40년 전 돌아가신 시부모님은 물론 다른 형제들도 모두 장남이 돌아가신 줄 알고 있었다”며 “나는 그분의 얼굴도 모르지만 남편 대신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

만규씨는 “큰 형님을 만날 때 부모님 사진을 가져가고 싶다”며 “1년 전에만 만날 수 있었어도 재규 형님이 무척 기뻐했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북한에 사는 둘째 누나 김금자(80.여)씨와 상봉하게 된 김학소(75.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씨는 “죽은 줄 알고 호적에서도 지웠는데 누님이 살아서 날 찾는단 소식을 듣고 그날 종일 울었다”며 아직도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김씨는 “얼굴도 곱고 총명했던 작은 누님은 방직공장에서 작업반장을 하며 돈을 보태 초가삼간을 마련했다”며 “어머니 혼자 어려운 살림을 하던 우리 집에서 가장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6.25가 나고 북한군이 후퇴할 때 누나도 함께 따라갔다고 들었다”면서 “30여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둘째 누나를 많이 그리워했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