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급 군기밀 53만8천여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전쟁여건 변화 모의분석’ 자료를 공개,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던 한나라당 박진(朴振) 의원이 이번에는 국방부의 ‘기밀주의’를 질타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박 의원은 23일 국방부ㆍ합참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진정한 국방개혁은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개방적 민주군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군의 안보.비밀주의 관행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제출되는 자료의 질과 내용도 (과거에 비해 오히려) 저하되고 있다”며 “이런 비밀주의의 심화는 국민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뿐 아니라 국정의 투명성을 크게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박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군이 보유.관리하고 있는 군사기밀(I, II, III급)은 총 53만8천715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I급은 9건으로 합참이 1건, 국방부 직할부대 등에서 8건을 보유.관리하고 있으며 II급은 23만563건, III급은 30만8천143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박 의원은 “1급 비밀은 총 9건 뿐이고 2급 및 3급 비밀이 대부분”이라며 “이는 비밀등급의 균형을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효과적인 안보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과도하게 포괄적으로 분류된 군사비밀을 축소, 재분류하고 국가안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비밀분류 기준과 등급을 완화해 일반에게 공개하는 정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합참의 업무보고 내용도 대외비로 분류했지만 이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거나 군사 안보관련 사이트에 거의 90%가 올라와 있는 내용”이라며 “이래서 내실있는 국정감사가 되겠느냐”고 따졌다.

그는 이날 일부 언론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22일 열린 국방위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보고됐다고 보도된 것과 관련,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어 그 배경이 주목을 끌었다.

그는 “비밀의 남발은 비밀의 누수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날 오전 해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개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추정해 왔으나 아직 농축공장 건설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이 같은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관계 법령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답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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