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노대통령 `NLL 오도’ 발언 안했어야”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는 12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날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발언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말씀 안하시는 게 좋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당 사무처 일부 부서가 입주해 있는 여의도 용산빌딩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남북간에 (NLL 문제를) 논의해야 할 텐데 (노 대통령이) 한 말씀하시는 게 도움이 안될텐데…협상기술 상으로도 그렇고…”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그는 전날 노 대통령의 NLL 관련 발언이 공개된 직후 “NLL은 군사분계선으로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관할구역으로 인정받은 사실상 영토”라며 “이를 무력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정홍보처가 이날부터 정부부처 기사송고실을 폐쇄한 것에 언급, “군사정권 때도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한 뒤 “(없었다면)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 지는 것이네…”라고 비꼬았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한나라당은 괜찮은 편이다. 공보실에서 기자실 못질하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또 전날 밤 국회 정무위에서 ‘BBK 주가조작 의혹’ 관련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간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 “타협해서 해야지 왜 강행을 하나”라고 비판한 뒤 조만간 입국할 것으로 알려진 김경준 BBK 전 대표에 언급, “오라고 오라고 할 때는 안오다가 왜 갑자기 온다고 하는지…좋은 일이 있나”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여의도 당사를 ‘기습 방문’했던 이 후보는 이날도 오전 8시 40분께 용산빌딩에 도착해 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그는 임태희 비서실장, 나경원 대변인 등과 사무실을 일일이 둘러보며 직원들에게 “답답하지 않느냐, 창문 좀 열어 놓고 일해라”고 격려했고, 한 직원이 “밖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때문에 조금 시끄럽다”고 말하자 “소리 지르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나”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티타임에서 이 후보는 “아침에 일찍 나오는 것이 힘들겠지만 앞으로 68일간만 고생해 달라”고 당부한 뒤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우리 회사 출근시간이 새벽 6시 30분이었는데, 당시 같이 일했던 여직원이 미국으로 가서 그 정신으로 일해 시애틀의 한 방송사 간부가 됐더라”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김영중 당 홍보팀장이 “사무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후보와) 악수하고 싶은데 감히 못하겠다고 한다”고 전하자 “걱정하지 말라. 나도 청소부(환경미화원) 출신인데…”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