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ASEM서 어떤 성과 거둘까

이명박 대통령이 24-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제7차 아셈(ASEM, Asia-Europe Meeting) 정상회의’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월 일본 도야코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에 이은 두 번째 다자외교 무대인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경제와 북핵, 일본 등 5개국과의 양자외교로 집약된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와 선진국 위주의 국제금융체제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대북문제와 관련해선 북핵의 조기폐기와 함께 새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아셈 국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특히 일본과 프랑스, 덴마크, 폴란드, 베트남 정상과의 양자회담에서는 양국간 관계증진 방안을 집중 논의, 각국과의 관계를 정상화 내지 격상시킨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회의는 국제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다방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뒤 이튿날부터 개막식 참석을 시작으로 4차례의 정상회의와 환영만찬, 정상 업무오찬, 폐막식 등의 공식일정을 차례로 소화한다.

24일 오후 시작되는 1차 정상회의 선도발언을 통해 미국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선진국 위주의 현행 국제금융체제에 한국 등 신흥국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을 적극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국제기구 개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그간 새 국제기구 창설 필요성을 수차례 역설해 왔다. 일례로 이 대통령은 22일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위기는 기존 (아날로그) 금융감독시스템이 현재 (디지털시대) 금융계 변화에 맞춰가지 못함을 보여 준다”면서 “새로운 금융거래 환경에서는 현재 있는 체제를 대개혁 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든 지 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정상 업무오찬에서는 상생공영을 원칙으로 하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소개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아셈 회원국들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또 6자회담의 진전을 평가하면서 북핵 조기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노력과 함께 북한이 개방을 통해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협력해 줄 것을 주문할 방침이다.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5개국과의 양자정상회담도 결코 의미가 적지 않다. 일본, 베트남, 덴마크, 폴란드 정상과의 양자회담은 24일, 프랑스 정상과의 양자회담은 25일 각각 열린다.

이 대통령 취임 후 4번째인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한일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가운데 열리는 것으로,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와의 첫 대면이어서 독도나 역사 문제 등 민감한 이슈보다는 세계적 금융위기 대책과 북핵 6자회담 공조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방안과 함께 한-유럽연합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가 집중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덴마크 정상회담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 협력방안 등이,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는 우리 기업의 폴란드 원전 건설 및 에너지 분야 참여 방안 등이,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서는 우리기업의 베트남 진출 지원과 양국간 금융협력 방안 등이 각각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유럽간 투자 및 무역촉진 방안과 함께 식량안보, 재난예방 및 대응,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문명간 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45명의 국가 정상과 국제기구장들은 정상회의후 의장성명과 지속가능 개발에 관한 베이징 선언, 국제금융 상황에 대한 아셈 성명 등 3개의 문서를 채택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