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 확인에 시간 걸릴 듯

북한이 적들을 속이기 위해 폭죽이나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린 것이 아니라 핵폭발 실험을 실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여러 날이 걸릴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런던에 있는 독립적인 비정부 기구 베르틱에 따르면, 핵 검증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 지하폭발이 있었고 규모가 어느 정도 였는지를 판단하는 완벽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핵실험이 진짜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유일한 증거는 지하에서 대기로 분출된 핵물질 입자나 매우 낮은 농도의 가스가 탐지되느냐는 것이다.

빈에 본부를 두고 있는 포괄적 핵실험금지 조약기구(CTBTO)는 25일 이런 증거가 바람을 타고 관측시시설들 쪽으로 오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주장하는 2차 핵실험을 확인하는데는 날씨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티보 토스 CTBTO 대표는 “가장 가까운 관측시설에 도달하는데도 최소한 이틀이 걸릴 것”이라면서 “더 먼 곳이라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선 관측도구는 지진관측 센서다. 지난 20년간 이들 기구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전세계적 관측망도 확장돼 감시 기능이 매우 좋아졌다.

하지만 2006년 10월9일 북한의 1차 핵실험 때 드러났 듯 이런 기술에도 결함이 있다.

뉴욕 컬럼비아대학 레이몽-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과 폴 리처드는 2007년 자연 물리학회지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곳에서 370㎞ 떨어진 중국 무단장 관측소에서 지진성 “이벤트”를 얼마나 신속히 잡아냈는지 보고했다.

핵실험 실시 5시간 만에 다른 관측소들은 정확한 위치와 깊이를 잡아냈으며 이 지진성 `사건’의 규모를 4.0 규모로 추산했다.

김원영과 리처드는 그러나 이런 일은 쉬운 것이라면서 “문제의 사건이 지진이 아니라 폭발, 나아가 핵폭발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전형적인 4.0 규모의 지진은 지진계에 두꺼운 진동도로 증폭돼 기록되는 요란한 파장과 함께 시작되며 이어 다른 일련의 파장이 나타난 후 사라지게 된다.

북한의 경우 두개의 날카로롭게 꺾이는 초기 폭발 후 곧 작은 진동이 가득한 진동도로 나타났으며 이는 진동이 인위적인 것임을 의미한다.

프랑스 원자력에너지위원회(CEA)의 브루노 세그니에는 “규모가 같을 경우 폭발은 지진보다 훨씬 응축돼 나타난다”면서 “폭발의 경우 에너지가 극단적으로 맹렬하게 방출된다”고 설명했다.

폭탄 폭발이 원인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과학자들은 다음 단계로 폭발력과 폭발을 일으킨 기구의 종류 추정에 나선다.

초기단계의 추정은 폭발지로부터 센서까지의 거리와 지각을 통해 전달된 신호의 진폭 등과 혼동되기 때문에 추정 범위가 넓기 마련이다.

북한의 2006년 1차 핵실험의 경우 러시아는 애초 폭발력을 TNT 5천-1만5천t으로 추정했다.

이는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미국 원자탄 `리틀 보이’의 폭발력 12.5 킬로톤과 비슷한 범주에 해당한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당시 실험의 폭발력 규모를 1킬로톤 또는 그 이하로 곧 낮췄다.

규모 4.0 정도로 측정된 25일의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도 러시아는 10-20킬로톤으로 추정했으나 CTBTO는 “규모가 이 정도라면 낮은 한 자릿수대의 킬로톤일 것”으로 추정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