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대북관광 고민 가중…’울고 싶어라’

북한군이 12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할 것이라고 표명함에 따라 대북 관광 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의 고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일 현대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18일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기념해 17일 조건식 사장이 언론 간담회를 통해 대북 관광에 대한 강한 의지와 더불어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을 피력할 예정이었으나 북한군의 강경한 입장 표명으로 빛이 바래게 됐다.

특히 17일께 개성 관광이 올해 누적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지난 7월 11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군의 이번 발표는 현대아산에는 적잖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아산 내부에서는 북한군의 이번 통행 제한 조치가 개성 관광 등 관광 분야는 손을 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남북 관계의 전개 양상에 따라 개성공단 직원뿐 아니라 관광객까지 통행이 금지될 수도 있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일단 현대아산은 북한군의 이번 조치에 따라 비상경영의 더욱 고삐를 당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 뒤 재택 근무 등 인력 재배치를 골자로 하는 2단계 비상경영을 12월 20일까지 실시한다고 계획을 세워놨지만 개성 관광마저 중단될 경우 추가 자구책을 서둘러 강구해야할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현지 관광 조장들을 개성에 재배치하면서 남는 인력을 해결하고 있었는데 개성까지 막힐 경우 인력 운영이 막막해진다. 현재 개성에는 관리직 7명, 안내요원 30명이 투입된 상태다.

현대아산은 올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800여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개성 관광마저 중단될 경우 남북 관광의 양대 축이 막히는 데다 12월에만 추가로 1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아산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개성 관광이 중단되면 회사은 존재 이유인 ‘대북 관광사업’이 존폐 기로에 서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아산은 그동안 개성 관광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운영을 지속해왔다. 현대아산은 개성 관광 대가로 북측에 관광객 1인당 100달러를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 환율 급변으로 관광객을 보낼수록 손실을 보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아산은 그동안 대북 관광사업이 남북 관계에 따라 냉온탕을 왔다갔다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고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강산의 경우 필수 인력 25명을 20일씩 교대로 파견하면서 현지 숙박 시설 등을 관리해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개성 관광 또한 안전 요원을 보강해 남측 관광객의 신변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금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측 관광객이 안전하게 개성을 다녀올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경우 바로 관광이 가능하도록 대비해놓는 것”이라면서 “언젠가 좋아질 거라는 기대 속에 묵묵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