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주 `김윤규 사건’ 영향은

현대상선[011200]과 현대엘리베이터[017800], 현대증권[003450] 등 `현대그룹주’ 들이 30일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공금 유용이 이들 종목의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주목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각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과 관련된 부분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판단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주가에 심리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 기업별로 확실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에 다소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30일 오후 2시8분 현재 현대상선은 전날보다 2.24%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1.55%, 현대증권은 2.64% 각각 하락한 상태다.

현대그룹측은 이날 김 전 부회장이 11억여원의 회사 공금을 유용했다고 밝혔으며 통일부는 일부에서 제기된 김 전 부회장에 의한 남북경제협력기금의 전용 의혹에 대해 “그같은 주장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대그룹주들의 영업실적 전망을 토대로 한 기본적인 여건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다소 긍정적, 현대증권은 중립적, 현대상선은 다소 부정적이어서 종목에 따라 엇갈린 모습이다.

현대엘리베이터에에 대해서는 원자재인 강판 가격의 인하와 지하철 승강장 차단문(스크린도어) 설치 추진이, 현대증권에 대해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증시의 상승세와 긍정적인 수급 여건이 각각 긍정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현대증권에 대해 증권업종이 가격 부담을 느낄 만큼 단기간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 현대상선에 대해 전반적인 해운사들의 업황 부진이 각각 부정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운업계의 운임지수가 기조적으로 오르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은 해운업종의 약세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라며 “유람선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실질적으로 현대상선의 대북 경협과 관련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고 현대아산과 관련된 비용 처리도 다 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이며 스크린도어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주된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대북 사업의 진행 추이에 따라 이들 종목의 주가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6자회담 타결 직후인 지난 20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가 각각 8%와 4% 상승했다는 점 역시 이들 종목 주가에 대한 `영업 외적’ 요인의 영향력을 반증하고 있다.

송재학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현대그룹주를 `대북경협 관련주’로 여기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심리적 영향은 분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