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인재양성기지에 중앙당 검열… ‘입시비리’ 간부 해임

모란봉 제 1중학교_노동신문
모란봉 제 1중학교. /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함경북도의 인재양성기지인 도(道) 제1중학교에 지난달 중순 중앙당 검열이 진행돼 돈과 권력으로 자식을 입학시킨 간부가 해임철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에 “함경북도 안의 도 제1중학교에 지난해 12월 중순 중앙당 검열이 있었다”며 “검열에서 한 간부 주민의 행위가 드러나면서 인재양성을 방해했다는 죄목으로 해임철직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초 각 도의 제1중학교에는 중앙에서 파견한 일꾼들이 내려와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했는데, 함경북도의 제1중학교에 시험점수가 저조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검열이 이뤄졌다.

중앙당 일꾼들은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시험점수가 현저히 낮은 몇몇 학생들을 파고들었고 ‘이렇게 실력이 저조한 학생들이 도 제1중학교에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학교에 책임을 묻는 과정에 권력을 이용한 입시비리가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후 이 사안이 곧바로 중앙당에 보고되면서 입시비리와 관련한 검열이 진행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실제 온성군 안전부 경제감찰과장이 권력과 돈을 이용해 아들을 도 제1중학교에 입학시켰다는 것이 검열에서 밝혀졌고, 위에서는 당의 인재 양성 정책을 방해한 책임을 물어 지난해 12월 23일 그를 해임철직시켰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번 검열에서는 도 제1중학교가 해마다 특례로 몇 명의 학생을 더 뽑아 입학시켜왔다는 점도 밝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에서는 학교 꾸리기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으나, 당국은 이 같은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연관된 교직원들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소식통은 “최근 간부들과 돈 있는 주민들의 관심은 주로 도 제1중학교에 쏠리고 있다”며 “좋은 대학에 가는 발판이기도 하고 특히 자식들의 10년 군복무 기간을 3년으로 줄이기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에서 일반 중학교를 졸업하면 군에 입대해 10년 만기 복무를 해야 하지만, 도 제1중학교를 나오면 대학 졸업 후 3년 정도만 군 복무하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일반적인 학생들이 10년간 군에서 복무할 때 도 제1중학교 학생들은 대학도 졸업하고 군 복무도 마쳐 간부가 될 토대를 다 갖출 수 있어 돈 있고 권력 있는 집안에서는 자식들을 도 제1중학교에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올해 군이나 구역들에서 먼저 시험을 쳐서 추려진 2~3명의 실력 있는 학생들이 모여 도 제1중학교 입학시험을 볼 것으로 알려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