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뒷거래 남북정상회담 추진하나”

한나라당은 11일 이해찬(李海瓚) 전 총리가 방북 직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가진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4월 중순 이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데 대해 “`뒷거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기까지 특정해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밝혀 놓고 자신의 방북이 정상회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하는 데 이는 한마디로 귀신 씨나락 까먹는 말장난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 해괴한 논리로 국민을 속이려 하지 말고 남북정상회담 추진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북한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이 전 총리를 만났을 것”이라며 “정부가 해빙기에 접어들고 있는 북미관계에 편승해 뒷거래를 통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한다면 역사의 엄중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훈(金正薰) 당 정보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전 총리의 평양방문 목적이 애초 설명과는 달리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됐음이 드러났다”면서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제 3국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그 의제는 `한나라당 집권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서혜석(徐惠錫)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회담 전에는 우려를, 회담 중에는 중단요구를, 회담 후에는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의 고질병이 또 다시 도졌다”면서 “한나라당이 자꾸 `남북정상회담 이면합의설’을 제기하는 데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나라당의 고질병에 대꾸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