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탈북 ’난민들’ 먼저 받아들여야”

방한 중인 데이나 로라바커(공화.9선.캘리포니아) 미 하원의원은 “미국이 모든 탈북자들을 수용할 수는 없고 한국이 먼저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게 더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9일 오후 늦은 시간에 몇몇 탈북자들과 만난 로라바커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고 10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대통령께 진정으로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망명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해 왔다”고 말해 미국 역시 더 많은 탈북자들의 입국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반미감정과 관련, 로라바커 의원은 “만약 한국인들이 주한미군의 ’평화유지’ 역할에 대해 그에 걸맞은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나를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주한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지지할 것”이라며 이러한 뜻을 노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로라바커 의원은 또 지난 달 있었던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질문에 미국 정부는 새로운 ’제재’를 검토 중이며 이는 현재 시행에 들어간 금융 제재 외 추가적인 제재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어떠한 내용인지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북한이 만약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에 의해 ’저격(shot down)’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북 경협에 대한 견해를 묻자 로라바커 의원은 “개성공단 등 남북 간 사업에서 나오는 자금은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로라바커 의원은 이밖에 “탈북자들이 한국인들은 북한의 현 체제에 대해 놀라우리만큼 무관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탈북자들의 경고에 세심히 귀를 기울인다면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이날 만난 탈북자들 중에는 탈북수기 ’평양의 수족관’을 쓴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도 포함됐다.

1988년 레이건 전 미대통령의 특보를 지낸 로라바커 의원은 2004년 북한인권법에 서명한 의원 중 한명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