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손님 ‘북적’ 北국수 장사꾼들 “바쁘다~바빠”

진행 : 한 주간 북한 소식입니다. 오늘도 강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 첫 소식은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 네, 북한 대부분 지역의 협동농장들에서 풀 거름 생산을 위한 풀베기 전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남쪽보다 대체로 기온이 낮은 북한 지역도 올해 고온현상으로 주민들이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찜통더위를 피해 해뜨기 전과 해가 지는 시간에 풀베기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소식을 전한 북한 내부 소식통은 베어낸 풀 더미들에서 뜨거운 열기가 확확 뿜어져 나오고 있어 작업을 하는 농장원들의 얼굴이 늘 땀에 젖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는 한반도 전역에서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무더위가 지속되는 날씨에 주민들은 풀밭 주변에 있는 계곡이나 강에서 더위를 식히면서 잠시 휴식을 하다가 해가 떨어질 시간이면 풀베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진행 : 이런 찜통더위에 야외에서 일하는 주민들이 정말 힘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북한 협동농장들에서의 풀베기는 해마다 이뤄지는 작업인 건가요? 

기자 : 네. 북한 협동농장의 풀베기는 구소련의 붕괴 이후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비료부족에 시달리게 된 북한 당국이 내부 자원을 이용한 해결책으로 풀 거름 만들기를 시작한 건데요. 풀 거름용으로 사용되는 풀은 풀씨가 영글기 전까지가 적합한 재료입니다. 때문에 농장원들은 두벌 김매기가 끝난 직후 10여 일간을 풀베기 전투 기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분조단위가 적은 인원으로 결정되면서 이전보다는 일 능률이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집 주변에서 가까운 곳은 개인들이 뙈기밭을 만들었기 때문에 풀이 많은 곳에 가려면 거리가 먼 곳으로 가야하고 운반도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어 무더위에 주민들의 고생이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제가 지난해 강원도의 한 지역으로 여행을 갔었는데요. 가는 도중 개인 밭들에 비료마대들이 쫙 널려있는 것을 보면서 북한 농장원들이 생각났습니다. 정보당 필요한 양의 비료보다 훨씬 적은 양이 공급되는 상황으로 인해 무더위 속에서도 풀을 베러 다닐 수밖에 없는 북한의 농장원들을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진행 : 수십 년만에 찾아온 폭염에 북한 주민들도 고생이 클 것 같은데요. 한국에서는 더위를 조금이라도 식히기 위해 시원한 음식들을 찾기도 하는데, 북한에서도 요즘 많이 팔리는 음식이 있다고요? 

기자 : 네. 최근 북한 대부분 시장들에서 냉면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시원한 오이냉국에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진 농마국수를 찾는 주민들이 국수집마다 줄지어 서있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몰리다보니 국수집들에서는 찜통더위보다 더 뜨거운 판매열기에 들떠 있다고 합니다. 냉면을 찾는 주민들이 많다보니 일부 국수집들에서는 국수분에 눌러서 판매하는 국수도 만들고 한편으로는 대홍단 전분공장에서 생산되는 분탕(말린 농마국수)으로 손님들에게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가지 방법으로 국수를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농마국수는 여름에는 냉면으로, 겨울에는 온면으로 팔리는데요.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은 지역이 평양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농마국수는 전국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35도를 넘는 더운 날씨에 100도씨로 끓는 가마 앞에서 일을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냉면을 찾는 손님들이 늘어남에 따라 쉴 틈이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요즘 한국에서도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가게에 손님이 몰리고 있는데 원조라 할 수 있는 북한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거군요. 그런데 농마국수를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셨는데 

기자 : 네. 농마국수는 감자 전분이 주 원료인데요. 보관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1년 내내 실온에 보관해도 상하지 않아 가정에서나 식당들에서도 선호하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농마국수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드리면 농마가루를 익반죽을 한 후 즉석에서 분틀에 넣어 끓는 물에 끓여내서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농마 1kg에 백반가루 0.5g 정도를 넣고, 국수재료에 골고루 섞거나 백반을 물에 타서 익반죽을 한 후 재반죽을 하면서 고루 섞는 방법도 있습니다. 적당한 묽기로 익반죽을 해 분틀에 넣은 다음 끓는 물에 넣어서 삶아낸 후 찬 물에 여러 번 씻어 사리를 국수그릇에 담아 육수를 부으면 완성됩니다. 그리고 분탕농마국수는 끓는 물에 15분 이상 끓여서 찬물로 씻은 다음 육수를 넣어 먹는다고 합니다. 육수는 각자 가정의 취향에 맞게 식초를 넣은 오이냉국을 만들거나 혹은 육수를 만들기도 하는데요. 냉면의 육수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토끼고기육수입니다. 식당들에서는 일반적으로 오이냉국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진행 :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수분 보충이 잘 되는 과일도 자주 섭취해야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요즘 수박이나 참외가 많이 팔리고 있는데, 북한 시장에서 이 시기 많이 찾는 과일은 어떤 겁니까? 

기자 : 네, 요즘 북한 시장에서 추리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더위에 지친 주민들이 시원한 계곡을 찾을 때도 이 과일이 꼭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토라진 딸자식의 마음도 돌린다는 신통한 맛을 내는 북한산 추리는 한국에서 자두라고 불리죠. 아직까지 과일저장이 현대화되어 있지 않은 북한의 실정 상 살구나 자두, 복숭아 등은 제철이 지나면 보기 드문 과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자두나 백살구는 한해의 첫 과일로 나오게 되는 것이어서 주민들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과일이기 때문에 매매도 잘 되고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행 : 한국에서는 자두로 불리는 과일이 북한에서는 추리로 불린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북한시장에서 팔리는 추리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함경북도 이남 지역의 시장들에서 팔리는 자두의 가격은 1kg당 4000원 정도를 하고 양강도에서는 4400원 혹은 4600원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양강도는 과일이 귀한 고장이고 일부 산열매와 접종한 과일들이 생산되기는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조건은 못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시기와 달리 유통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양강도 시장에서도 제철을 맞아 수확되는 백살구나 자두 등 다양한 과일들이 시기마다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 북한 주민은 지금은 과일이 없어서 못 사먹는다는 말은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생산지와 상관없이 전국에서 과일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 .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 물가 전해주세요.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00원, 신의주 5000원, 혜산 506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990원, 신의주 2000원, 혜산은 20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025원, 신의주는 8050원, 혜산 8050원이고요. 1위안 당 평양 1210원, 신의주 1209원, 혜산은 12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3000원, 신의주는 12860원, 혜산 13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0000원, 신의주 9960원, 혜산 1190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6900원, 신의주 6650원, 혜산 713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