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언 정신 없이는 북·일 관계개선도 없다”

북한의 정태화 전 북.일 국교정상화회담 북측 단장은 “일본이 조.일 평양선언 정신으로 되돌아오지 않는 한 조.일관계의 개선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무성 순회대사 및 북.일 국교정상화회담 북한측 단장 자리에서 물러나 현재 북.일 교류협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24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에 따르면 정 전 단장은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오로지 과거청산에 대한 일본의 자세와 입장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일본이 조.일 평양선언에 따라 핵.미사일.납치문제를 해결하고 조.일 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일본의 과거청산에 기초해 관계정상화를 실현한다는 선언의 기본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논리는 선언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고 결국 우리를 무장해제해 인권범죄국이라는 것을 인정할 때까지 관계를 정상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이 납치문제에 대해 성의있게 대했지만 일본은 일제 강점기 시절 수백만 명의 조선인 강제 납치.연행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2003년 11월 42만 명의 조선인 명부를 입수한 것과 관련해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 논의를 위한 정부 간 회담을 제의했으나 일본은 이를 외면했다고 그 사례를 지적했다.

그는 또 “납치문제는 마무리됐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구태여 납치문제에서 해결할 것이 있다면 일본측이 유골감정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받아들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요코타 메구미 유골이 ‘가짜’라는 일본의 주장과 관련, 지난 2월 평양의 유가족에게 되돌려 줄 것과 함께 유골감정의 진상을 밝힐 것을 일본에 요구했다.

정 전 단장은 납치문제와 관련, “그것은 어디까지나 비정상적인 개별적 현상이었지 국가 차원에서 계획되고 실시된 일은 아니었다”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두 차례 방문과 야부나카 국장을 단장으로 한 일본 정부대표단의 평양방문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2002년 9월 1차 방북 당시 일본인 행불자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생존자들의 일시 고향방문을 허용, 일본에 돌려보냈으며, 2004년 5월 2차 방북 때는 그 자녀 5명 전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2004년 8-9월 베이징 북.일 접촉에서 일본의 요구에 따라 재조사한 결과를 전달했고, 그해 11월 방북한 일본 정부대표단의 조사활동을 허용하고 요코타 메구미씨의 유골을 일본측에 넘겨줬다고 그는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