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선봉대’, 북한인권 행사장 난입

▲ 선전전을 진행하는 학생을 둘러싸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는 통선대 회원

18기 통선대(통일선봉대)가 5일 전북대에서 열린 북한인권 행사장에 난입, 학생들과 충돌을 빚어 물의를 빚었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한총련,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소속 회원 3백여명은 4일 전주에서 열린 남북축구와 통일행사의 일환으로 개최한 ‘자주평화 통일을 위한 전북도민축전’, 군산 미군기지 앞 시위를 위해 전북대를 숙소로 잡았다. 97년 한총련을 탈퇴한 이후 통선대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전북대에서는 모처럼 이색적인 광경이었다.

때마침 ‘광복 60주년 북한인권개선 촉구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각 단대 소속 북한인권 동아리들이 학생회관에서 사진전과 동영상 상영을 진행하고 있었다.

▲ 97년 전북대 학생회가 한총련을 탈퇴한 후 전북대를 처음으로 방문한 통일선봉대

북한인권 활동을 ‘반통일 세력’ 욕설

학생회관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던 여러 통선대 대원들은 북한인권 행사장에 몰려와 전북대 학생들과 논쟁을 시도하다 급기야 욕설을 퍼부었다. 이들은 행사 전시물을 빼돌리는 등 행사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북한인권 사진전을 보고 있는 통일선봉대 대원들

이들은 “남한의 인권도 심각한데 왜 북한 인권을 들먹이느냐” “남의 나라 문제를 우리가 들먹여서는 안된다”며 행사진행 학생들을 방해하고, “통일 반대세력, 보수우익 꼴통”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행사 진행담당 학생들은 인권의 보편성과 북한인권 유린실태를 설명했으나, 이들은 전시물을 훼손하는 등 한동안 소란을 피웠다.

▲ 식당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전시물들

누구를 위한 통일운동인가

통선대는 한총련, 범청학련, 범민련 등 대표적인 친북반미단체들의 주도로 ‘8.15 통일행사’ 준비를 위해 매년 결성되는 단체다. 이번에는 한반도 남쪽에서 서울까지 행진하며 각종 시위와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14박 15일 동안 발이 부르트도록 통일에 대해 외치는 열정과 헌신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통일의 반쪽 주체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외면하고 심지어 인권유린에 정당성까지 부여한다면, 이들이 말하는 통일이란 과연 누구를 위한 통일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통선대를 비롯한 한국의 친북세력들은 미국으로 대변되는 외세를 극복하고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통일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문제만큼은 ‘남의 나라 문제’라며 펄쩍 뛰고 있다. 그렇다면 ‘남의 나라’와 왜 통일하려고 하는 지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친북반미라는 이상한 주술에 빠져 자신들의 주장이 얼마나 모순투성이인지조차 모르는 이들의 ‘헛된 열정’이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전주= 김소영 학생기자 (전북대 경영학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