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터너 전 CNN 회장 12일 방북

남북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인 테드 터너 전 CNN 회장이 한국시간으로 12일 미국에서 전용기편으로 첫 방문지인 평양으로 출발했다고 미국의 환경단체 DMZ포럼(www.dmzforum.org) 한국사무소측이 밝혔다.

터너 전 회장은 13일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터너 전 회장이 이끄는 방북단은 부시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커트 웰던 미 하원 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 마크 핀리 터너재단 대표 등 총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그는 일찍이 자연생태 보전에 관심을 갖고 1990년 터너 재단을 설립, 슬하의 다섯 남매를 데리고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 운동을 시작했으며 1997년에는 10억달러(1조원)를 출연, 유엔 재단을 설립하고 지구촌 비핵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터너 전 회장은 방북 기간 북측 인사들과 만나 ▲ DMZ(비무장지대) 평화적 이용 ▲ DMZ 자연생태 보존 ▲ 한반도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국제협력방안 등에 관해 논의하고 구체적 사업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사무소측은 “터너 전 회장은 단순한 의사 타진이 아니라 구체적인 협력 프로젝트를 확정하려는 목적으로 방북한 것”이라고 말해 그가 가지고 올 방북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이번 협의에서 구체적 협력 사업이 정해지면 터너 재단을 통해 북한에 환경기금 지원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터너 전 회장이 지난 7월 북한이 국내외 환경단체 및 개인 후원자 등으로부터 기금 모금을 목적으로 설립한 조선자연환경보호기금에 미국인으로서 기부금을 내는 첫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터너 전 회장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15일 오후 6시께 전용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할 예정이다. 개인 전용기를 타고 남북 직항로를 이용해 한국에 입국하기는 그가 첫 사례이다.

그는 한국 도착 당일 손학규 경기도 지사를 면담하고 16일 오전 11시 경기도 등에서 주최하는 ‘2005 DMZ 국제포럼’에 참석,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DMZ의 자연생태 보전’을 주제로 강연한다.

17일 오후 7시에는 그랜드힐튼 호텔 콘벤션 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터너 전 회장은 16일 오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키로 방한 일정이 정해져 있었지만 김 전 대통령이 10일 세균성 폐렴 증세를 보여 입원함에 따라 취소됐다고 한국사무소측은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