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솔릭, 북한에도 영향?…과거 北 태풍 피해 어땠나

괌 북서쪽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북상함에 따라 한반도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수차례 태풍 피해를 겪은 북한도 관련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기상청(오후 4시 발표)에 따르면 솔릭은 내일(24일) 오후 북한 함경남도 함흥 동남쪽 약 280km 부근 해상을 지나 25일 오전 청진 동쪽 해상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지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 등 매체를 통해 태풍 소식을 전하면서 사전대책 마련을 당부하는 등 피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태풍으로 심각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데다 앞서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어, 이번 태풍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 6월 말에도 ‘장마철 피해 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우자’는 제목의 노동신문 사설을 싣고 “장마철 피해막이 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것은 역사적인 당중앙위원회 4월 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올해의 투쟁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체 인민이 불타는 애국적 열의를 안고 큰물과 태풍으로부터 토지와 산림, 도로, 강하천을 적극 보호하여야 한다”고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6년 상륙한 태풍 ‘라이언록’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의 홍수 피해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방송은 “8월 29일부터 9월 2일 사이 함경북도 지구를 휩쓴 태풍으로 인한 큰물(홍수) 피해는 해방 후 처음으로 되는 대재앙이었다”면서 “회령시, 무산군, 연사군, 온성군, 경원군, 경흔군과 나선시 일부 지역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망자·행방불명자 포함 인명피해 수백 명 ▲이재민 6만 8900여 명 ▲ 총 2만 9800여 동 살림집(주택) 피해 ▲900여 동 생산 및 공공건물 파괴·손상 ▲도로 180여 개 구간 및 60여 개 다리 파괴 ▲변전소 침수 ▲2만 7400여 정보 농경지 유실·매몰 ▲150개수 강·하천 제방 및 둑 방수로 파괴 등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2016년 태풍 ‘라이언 록’의 영향으로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등에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그보다 앞선 2015년 8월에는 태풍 ‘고니’에 따라 특별경제구역인 나선시에 폭우가 쏟아져 40여 명이 사망하고 1만 1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울러 이로 인해 주택 1000여 동과 철다리를 포함한 철길 51개 지점이 파괴되는가 하면 농경지 약 125 정보가 완전히 침수되는 등의 피해를 겪었다.

지난 2012년에도 폭우를 동반한 태풍 ‘볼라벤’이 북한 전역을 강타해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역을 휩쓴 볼라벤으로 사망자 59명과 실종자 50명이 발생했으며, 지역적으로는 함경남도 검덕지구에서 피해가 가장 컸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낸 바 있다.

이후 북한은 ‘종합된 자료’를 근거로 2012년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가 발생, 전국적으로 300명이 사망하고 600여 명이 부상을 입거나 실종됐으며 주택 8만 7280여 가구와 농경지 12만 3380여 정보가 파괴·침수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북한은 2011년 태풍 메아리와 무이파, 2010년 태풍 곤파스, 2007년 태풍 나리로 인해 사망·실종·부상자 발생 등 인명피해는 물론 주택·농경지 침수, 철도·도로 파괴 등 재산피해를 입었다.

한편, 정부는 이번 태풍이 24일부터 사흘간 금강산 지역에서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상함에 따라 긴급 상황에 대비한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3일 “정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최대한 안전하고 무사히 치러질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를 해나가고 있다”면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이 참가하는 점을 특별히 감안해 이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시하면서 행사가 차질없이 원만히 열릴 수 있도록 각별히 만전을 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예정대로 우리측 이산가족들이 내일(24일) 아침 북측 금강산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진행하고 있으며, 북측과 관련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면서 일정이 조정될 수 있는 긴급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