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의 김정일 건강 정보에 관심

김정일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여기자를 석방시키기 위해 전격 북한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전격회동하면서 그동안 떠돌던 그의 건강이상설은 상당 부분 불식됐다.

그러나 한.미 정보당국이 그동안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왔던 김정일의 건강상태와 관련, 더욱 상세한 얘기들이 클린턴의 입을 통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견지해온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5일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정일이 심장병과 다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킨 뒤 그를 직접 본 최초의 서양인”이라며 “클린턴이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방북 당시 1시간 15분동안 김정일과 양자 회동을 가졌고, 이어 곧 바로 김정일과 2시간의 만찬을 함께 했다.

3시간이 넘도록 김정일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했으니 그의 건강상태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육안으로 확인한 셈이다.

클린턴의 방북에는 자신의 최측근이자 오바마 행정부의 정권인수팀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 미국진보센터 소장뿐 아니라 클린턴의 주치의인 로저 밴드 박사도 동행, 이들 역시 김정일의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들여다봤을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아시아 문제 전문가인 닉 쉐체니 연구원은 이번 방북의 가장 흥미로운 성과 가운데 하나는 클린턴이 김정일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진을 분석해 뇌졸중의 후유증 정도를 추측하는 대신에 클린턴은 몇 시간 동안 김정일과 함께 앉아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었다”며 “북한이 이를 허락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관계자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과 김정일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내놓을 것”이라며 “그가 상당량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조만간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이번 방북의 결과 보고를 하고 김정일의 건강상태를 포함해 3시간이 넘도록 나눈 양자 대화 내용을 상세히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