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평양·지방간 교육 격차 심화 조짐

"지방선 경제난에 학생들 노동현장에 투입" vs "평양선 원격 수업에 고액 과외도 성행"

북한 평양초등학원에서 학생들이 컴퓨터 수업을 받고 있다. /사진=북한사이트 류경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이 장기화되면서 북한도 도시와 농촌 간 교육격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낙후 지역의 경우 온라인 수업을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생업에 내몰리는 일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농촌 지역의 담임 교원(교사)들이 교육 지도를 위해 각 가정을 방문해보면 학생들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가거나 철길에 나가 석탄을 쓸어 담는 일을 하곤 한다”면서 “과제나 학습을 하기보다는 대체로 부모를 도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방역 명목으로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하면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집을 직접 찾아가 교과 과정을 가르치고 학습 수준을 테스트하는 ‘안내 수업(방문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낙후된 농촌 지역일수록 교재나 학습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데다 당장 생계가 곤란한 가정이 많아 가정 학습을 해야 할 아이들이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교사가 찾아가 학생들의 학습 필요성을 설명해도 부모들은 “공부보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우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지금은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루라도 돈을 벌지 않으면 끼니를 굶어야 하는 농촌의 가난한 가정에서는 자녀들의 노동력을 동원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북한 당국은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방학이 길어지면서 TV와 컴퓨터 등을 통한 원격 수업(온라인 수업)을 일부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평양의 영재학교 등 일부 학교에만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과 대도시를 제외한 소도시 및 농촌지역 학생들의 경우 가정에 컴퓨터가 없는 집이 많은 데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원격 수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한다.

반면 평양의 소학교 및 초급·고급중학교 학생들은 가정에서 원격 수업을 받으며 학습 공백을 채워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고액 과외를 시키면서 음악, 수학, 과학 등 개별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오히려 더 경제적 형편에 따라 교육 수준이 나뉘고 있다”면서 “평양과 지방, 도시와 농촌, 돈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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