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대회 맞아 사회안전군 500명 투입…고열 증세 20명 지방行”

초특급 방역인데 수천 명 집결 대회 강행..."난관에도 갈길 가겠다 의지 표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제8차 당 대회 대표증 수여식이 지난 30일 진행됐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 개회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초특급’으로 격상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당 대회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장기화된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동력을 잃은 북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미국의 대북 기조와 상관없이 ‘우리 갈 길을 가겠다’는 강력한 대미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는 전언이다.

고위 소식통은 지난달 31일 데일리NK에 “강력한 방역 지침 준수를 매일 강조하고 있지만 수천 명이 참가하는 당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당 대회가 나라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지도부는 이번에 (당 대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와 대북제재, 수해 등 3중고를 겪으면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국경 봉쇄와 밀수 금지로 국가 수입이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지역 간 이동 통제와 시장 이용시간 제한으로 주민들의 가계 수입도 감소해 내부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8차 당 대회 개최로 내부 동요를 차단하고 주민 단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내적 목적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수천 명이 집결하는 만큼 당국은 당 대회 준비 기간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당국은 3천여 명의 참가자들을 해방산려관(여관)과 4·25 호텔 등 3곳으로 분산 배치하고 한방에 2명 혹은 3명만 묵게 했다. 숙소는 완전 봉쇄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고 이들의 식사 배식을 위해 군에서 인력이 동원됐다고 한다.

또 하루 3번씩 전체 참가자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있으며 특별 지시가 있기 전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지, 그 외에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평양시 사회안전군 500여 명이 동원됐을 정도다.

이미 당 대회 참석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인원 중 20여 명은 발열 증상이 나타나 즉시 출신 지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한편, 당국의 새해 벽두 당 대회 개회에는 대외적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발신하기 위한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도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기 전 행정부를 조직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대북 기조를 드러내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미국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는 31일 북한이 이번 당 대회에서 온건 기조의 대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자주, 평화, 친선의 국제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당 내부에서는 국제 정세나 미국의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독자적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 강조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 대회가 새해 시작과 함께 열리는 것은 미국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며 “미국의 대 조선(북한) 정책과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갈길을 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