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핵 설득 한계 절감

▲ 방북 연기설이 알려진 후진타오 주석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고 있는 중국측의 노력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핵 해법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유에스 뉴스 엔 월드 리포트가 미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후 주석은 8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핵문제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발언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측 우려라는 해석이 나왔다.

후 주석의 방북은 중국측에서 기정사실화 했으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했다. 중국은 후 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조-중 친선을 돈독히 하는 대가로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해왔다.

이 고위 관리는 북한이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6자회담에 불참한 것에 대한 중국의 불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 핵문제 직접 설득 한계 있어

후 주석의 방북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약속하는 등 핵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 가닥을 잡았을 때 성사될 수 있는 것. 이번 방북 연기는 지난 3개월간 진행된 중국의 북한 설득작업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중국과 북한의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신호는 이미 크리스토퍼 힐 미국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방중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중국 관리들은 대북 제재 방안에서 ‘식량지원 중단이 효과적’이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국제비서는 “중국이 북한에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핵문제만큼은 김정일이 중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대북 경제지원을 중단하는 등 강하게 압박하지 않으면 핵문제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

이런 가운데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9일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점을 재강조하면서 ‘6자회담 내 양자회담 가능성’을 통보,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불망나니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미 유엔대표부를 통해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북한 설득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김정일 정권이 핵에 대해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핵에 대한 집착은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협상력을 제고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외교적 고립과 제재를 불러올 뿐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