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기능 쇠퇴…오히려 역기능”

과거 북한의 최고 지배이데올로기였던 주체사상의 기능이 퇴조하고 오히려 주민 사이에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재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자신의 책 ’주체사상의 이반’(박영사刊)에서 “주체사상이 이제는 시장에서 장사를 통해 생계를 꾸리는 시장사회주의하에서 지배이데올로기로서의 기능이 쇠퇴하고 오히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정당화하는 역기능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당국이 선군정치, 강성대국 등의 구호를 선호하면서 주체사상을 뒤로 밀치고 있지만 주체사상은 북한 주민들의 의식속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가치관으로 소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주체사상의 핵심명제는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일상생활에서 ’르네상스적 각성’으로 의식을 깨우치고 있으며 주민들은 당과 수령을 믿을 것이 아니라 자기를 믿고 열심히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다고 각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서 연구위원은 주체사상의 퇴조와 이반 현상에 대해 “주체사상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잉태된 모순의 씨앗 때문”이라며 “전체주의 북한에서 자유민주주의에 가까운 인간 중심의 사상을 통치이념으로 채택한 것부터가 무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제난 속에서 북한당국이 주민 개개인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자기 생계를 자기 스스로 책임지도록 한 방침이 주체사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