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뚫린 철책선 이해 안돼”

최근 중부전선 최전방지역의 철책선이 잇따라 뚫리고 군부대 분신자살 사건 등이 발생하자 휴전선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생활하는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주민들이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대마리는 6.25전쟁 이후 불발탄 등이 널려 있던 황무지에 지난 1970년 정부가 안보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을 전국에서 선발, 입주시켜 개간한 최전방 전략촌이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지난 14일 육군 모부대 철책선 틈새를 이용해 월남한 북한 인민군(20)이 마을로 잠입했다 17일 오전 주민에 의해 발각되는 등 지난 해부터 잇따라 철책선이 뚫리고 있다.

주민 김모(51)씨는 “개미가 기어다니는 것까지 훤히 볼 수 있도록 불이 켜져 있는 철책선을 뚫고 인민군이 내려왔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군 경계태세를 질책했다.

또 “마을에서 인민군이 발견되고 나서 창고에 들어갈 때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며 “철책선이 2번이나 뚫렸다는 것은 마치 누군가 군인들을 음해하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처럼 믿겨지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다른 출입 영농민(53)은 “남한 사람이 북한에 오가는 상황에서 배고픈 인민군이 넘어온 것은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민간인과 인민군이 잇따라 철책선을 뚫고 다닌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65)씨는 “누군가 넘어 오지 못하도록 철책선을 지키는 것인지, 잘 넘어 오도록 지키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며 “경작을 위해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농경지로 드나드는 농민들만 불편해질 것 같다”고 한탄했다.

군 당국은 인민군이 넘어와 은거해 있던 주변에 무장 경계병력을 배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4일째 통제하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