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 “남북 정상회담 성사돼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9일 최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남북간의 ‘물밑접촉’에 대해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장관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통일뉴스 창간 9주년 기념 초청 강연에서 “정부도 북도 부인하지 않는 것을 보니 남북간에 비밀접촉이 있었던 것 같다”며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교협상은 공개적 협상보다도 비밀협상을 통해서 이뤄지고, 그다음에 공개적 회담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라며 “비밀접촉에 대해 잘못됐다 의심할 필요는 없고 내용은 궁금하지만 느긋하게 기다려 보자”고 부연했다.

임 전 장관은 또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빠르면 내년 한반도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관련 당사국회담, 즉 4자회담(남.북.미.중)이 열리게 될 것”이라며 “이 협상에서 남북은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이 평화와 통일의 과정을 공동으로 관리할 ‘남북연합’단계에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남북관계가 진전돼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개최, 남과 북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장관은 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평화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해 나가야 하며 남북이 합력할 때 관련국의 지지와 협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더 이상 비현실적인 ‘선 핵폐기’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비핵화를 실현해 나가도록 ‘병행전략’으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며 “북한과 소통할 수 있어야 북한은 물론 미국.중국 등에 대한 발언권을 높일 수 있으며 비핵화문제 해결과 미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장관은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을 ‘비핵화를 통한 관계개선’에서 ‘관계정상화를 통한 비핵화’로 바꿀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관계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할 것 ▲북핵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위로부터의 해결(탑다운)방식으로 북한문제를 풀어나갈 것 ▲미.북 양자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되 6자회담의 틀은 유지할 것 등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안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