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 차기 주한대사 하마평 무성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가 지난 5일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로 지명되면서 누가 힐 대사의 후임이 될 지를 놓고 워싱턴 정가에서 여러 설이 나돌고 있다.

그간 차기 주한 미대사 후보로 더글러스 팔 미국대만협회(AIT) 대표와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가 일찍 부터 거론돼온 가운데 최근 워싱턴의 한 정보지가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의 이름을 떠올리면서 현재로는 3파전이 된 양상이다.

팔 대표는 본인의 강력한 희망 아래 워싱턴의 지인들을 총동원해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후문이며, 롤리스 부차관보는 본인은 부인하고 있으나 최근 중앙정보국(CIA)의 고위직을 고사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내심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이 아니냐’ 는 분석이 나왔다.

바우처 대변인의 경우 지난주 정보지인 넬슨 리포트가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힐 대사의 후임으로 바우처를 원하고 있으나, 본인은 공석중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을 희망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갑작스레 튀어나왔다.

이 정보지는 미국 재계에서 경제 담당 차관에 프랭크 래빈 싱가포르 대사가 거론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바우처 대변인 문제 때문에 아직 교통정리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우처 대변인 본인은 자신의 주한 대사 하마평에 대해 “개인적인 소문들에 대해 어떤 할 말도 없다”고 8일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바우처 대변인의 주한대사 기용설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라면서 “바우처 대변인이 북핵에 대해서 많은 말은 했을 지 몰라도, 한국 대사 후보로 연결지을 만한 아무런 근거도 찾지 못하겠다”면서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의 경우 과거 한국에서 CIA 요원으로 수년간 근무한 인연이 있고, 팔 대표는 양안 관계, 북핵및 북한 인권 문제에 상당한 식견을 갖추고 있는 것에 비춰 볼때 의외라는 얘기다.

워싱턴의 한 미국 소식통은 그러나 “바우처가 절대로 한국 대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면서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힐 대사는 4월중으로 예상되는 상원 인준 청문회를 거친 후 워싱턴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져 차기 주한대사 인선이 늦어지면 대사 공석사태가 예상외로 길어 질 가능성도 있다./워싱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