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성군 ‘김氏 이氏’ 두 집안 악연, 결국 제 살 깎아먹었다

집안 다툼이 밀고로 비화, 보위부 ‘인신매매’ 혐의 수사 착수

2019년 3월 함경북도 온성군 살림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지역의 살림집 모습. /사진=데일리NK

한 마을에서 십 년 넘게 으르렁대던 두 집안의 다툼이 서로에 대한 범죄 밀고로 이어져 사법기관이 수사에 나섰다고 내부 소식통이 18일 알려왔다.  

다툼의 당사자들은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집단농장에 소속된 이 씨와 김 씨 집안이다. 두 집안은 일가 친척이 3대에 걸쳐 한 마을에 모여 살면서 집성촌과 유사한 거주 형태를 보였다고 한다.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두만강을 끼고 중국과 밀수나 송금 등으로 경제생활을 했고, 이 과정에서 집안 내 결속도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성 씨가 한 마을에 공존하면서 집단농장 운영과 밀수 등 이권을 두고 충돌이 이어지면서 세 대결이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결국 지난달 사달이 났다. 김 씨 집안이 사용하던 오토바이가 간밤에 사라지면서 양측 간에 실랑이가 이어졌고, 결국 육체적 충돌로 격화됐다.

몽둥이까지 동원된 패싸움에 보안원(경찰)들이 수사에 나섰고, 상대방의 죄를 들춰내다가 결국 ‘인신매매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두 집안은 오래 전부터 주민 부락에서 성질이 사납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힘을 쓰고 다녔다”면서 “3월 중순에 서로 치고 받고 싸우다가 보안소로 끌려가서는 서로 죄를 들춰내 밀고하면서 일이 커졌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서로를 ‘인신매매 혐의’로 밀고하면서 결국 보위부까지 나서 두 집안을 합쳐 6명이 보위부 감옥에 끌려갔다.

소식통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집안 어른들이 나서 일을 풀려고 했지만, 이미 사건이 커져 조용히 끝나기는 어렵게 됐다”면서 “힘이나 돈을 쓰더라도 일부는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지연이나 학연으로 형성되는 집단 문화를 철저히 금지한다. 그러나 농촌에 함께 사는 친척간 유대까지 막기 어려운 데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친척 간 결속이 강해진 것이 이번 사건 발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